2025년 12월 20일

소비쿠폰으로 위기 탈출! 2분기 성장률 반등, 이제 소비 회복에 집중하세요

새 정부 출범 후 2개월 만에 우리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 민주주의 회복과 더불어 경제 심리, 주식시장, 성장률 등이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면서 침체되었던 소비 심리를 살리기 위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수위 기간 없이 출범한 새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2021년 2분기부터 미국 소비 지출이 코로나19 이전 장기 추세를 넘어 완전히 회복된 것처럼, 우리 경제도 소비 회복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이러한 소비 회복은 경제 성장에도 크게 기여하여, 미국에서는 2000년 이후 역대 정부 중 최고 기록인 연평균 3.6% 성장률을 달성하는 데 밑거름이 되었다. 당시 미국 정부는 ‘미국 구조 계획법’을 통해 GDP의 8%에 달하는 1.9조 달러 예산을 투입했으며, 이는 “전례 없는 위기에 대한 전례 없는 대응”으로 평가받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은 2020년 GDP의 0.7%에 불과한 14.2조 원의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지만, 같은 해 가계 소비 지출은 GDP의 3.9%에 해당하는 79조 3394억 원이나 감소했다. 이러한 소비 부진은 2023년 4.0%, 올해 1분기에는 5.5%까지 하락폭이 확대되었고, 가계 대출, 자영업자 대출, 중소기업 대출 연체액이 각각 약 2배, 4배, 5배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 실질 가처분 소득은 2020년 수준으로, 실질 소비 지출은 2016년 수준으로 후퇴하며, 이는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1%조차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는 배경이 되었다.

이러한 ‘경제 전염병’ 확산 속에서, 이재명 정부는 민생 회복과 성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2 IMF’로 비유될 정도로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정부의 위기 관리 역량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소비 심리 지수가 빠르게 회복되며 34개월간 지속된 부정적 경제 심리가 긍정적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지난해 1분기 GDP 수준에 미달하던 경제 성장률이 올해 2분기에 드디어 늪에서 벗어났다. 특히 가계 소비가 2분기 성장률 0.6% 중 0.2% 포인트를 끌어올리며 내수 성장 기여도가 플러스(+) 0.3% 포인트로 급반등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이제 심리 개선을 넘어 실물 경제의 확실한 전환이 필요하다.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가계에 대한 지원을 통해 소득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한 단기적인 대책으로 ‘소비쿠폰’으로 불리는 ‘민생지원금’이 활용되고 있으나, 12.1조 원 규모는 1분기 가계 지출 부족분 36조 4099억 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145조 6395억 원에 달하는 가계 소비 연간 부족분을 고려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각 부처에 추가적인 소비 진작 프로그램 준비를 당부한 바 있다.

또한, 서민과 중산층 생계에 직결되는 식음료, 에너지 등 생활 물가 안정도 시급하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6.3%였지만, 식료품 및 에너지 물가는 27.3%나 올라 서민과 중산층의 실질 소득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서민들이 체감하는 밥상 물가와 에너지 비용 등 생활 물가 안정을 위해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러한 물가의 심각성을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의 경우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물가 상승률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소비쿠폰은 단기적인 ‘산소호흡기’ 역할을 할 뿐, 재정 부담으로 지속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급한 불을 끈 이후에는, 재정 부담이 없는 정기적인 사회 소득(임금) 지급의 제도화가 민생 회복의 충분조건이 될 것이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건국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경제사학회 회장, 민족통일연구소 소장, 대안학교 민들레학교 설립자 및 교장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누가 한국 경제를 파괴하는가>, <화폐 권력과 민주주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