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주 용머리해안에서 100만 년 전 제주의 태초 모습을 직접 만날 수 있다. 천혜의 자연이 빚어낸 신비로운 풍경 속에서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열린다.
용머리해안은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하며, 제주 본토가 생기기 훨씬 이전인 약 100만 년 전 얕은 바다에서 화산 폭발로 생성된 화산체다. 이는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땅으로, 수성화산 분출이 간헐적으로 일어나면서 세 방향으로 쌓인 화산재 지층을 관찰할 수 있다. 파도에 깎이고 바람에 날려온 화산재가 다시 쌓이는 과정을 반복하며 만들어진 이 독특한 지질학적 특징은 용암, 바다, 시간이 만들어낸 장엄한 풍경을 선사한다.
용머리해안의 풍경은 사진이나 영상으로 다 담을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이다. 검은 현무암과 옥색 바다가 기묘하게 얽힌 모습은 100만 년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 작은 방처럼 움푹 파인 굴방과 넓은 암벽의 침식 지대, 오랜 세월 쌓여 만들어진 사암층과 파도가 빚어낸 해안 절벽 등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볼거리다. 용의 머리처럼 생긴 바위 때문에 ‘용머리’라 불리게 된 이곳은 진시황이 사자를 보내 혈맥을 끊었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을 만큼 영험한 기운을 간직하고 있다.
용머리해안을 거닐다 보면 마치 용암의 증기가 빠져나가며 생긴 구멍이나 시루떡처럼 층층이 쌓인 지층, 솟구치는 용암의 흔적들을 만날 수 있다. 바닷물이 닿는 곳에는 거북손과 다양한 어패류들이 단단히 붙어 있어 제주의 풍요로운 해산물을 엿볼 수 있다. 이곳에서 짧디짧은 인생 앞에 겸손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용머리해안은 아름다운 풍경뿐만 아니라 제주의 깊은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고사리와 메밀은 예로부터 제주 사람들의 삶과 식문화를 지탱해 온 중요한 식재료였다. 특히 고사리해장국은 돼지뼈로 우린 육수에 고사리와 메밀가루를 넣어 걸쭉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제주 사람들의 ‘소울푸드’다. 이 맛을 제주 방언으로 ‘베지근하다’고 표현하는데, 기름진 맛이 깊으면서도 담백하여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최상급 칭찬이다.
용머리해안은 물때가 맞아야 하고 비바람이 거셀 경우 출입이 금지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입장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미끄럽지 않은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고 방문하면 더욱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 제주 사계리 용머리해안
주소 |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112-3
영업시간 | 연중 상이 (* 입장 시간 꼭 확인)
문의전화 | 064-760-6321
주차장 있음, 제주도민 외 입장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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