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

노후 자산, 부동산 쏠림에서 벗어나 반반으로! 든든한 노후를 위한 자산 관리 해법

내 집 마련의 꿈이 현실이 될수록, 은퇴 후의 삶을 위한 든든한 자산 계획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부동산에 자산의 대부분이 집중되어 있다면, 노후를 맞이하기 전에 금융 자산 비중을 늘려 부동산과 금융 자산을 반반으로 만드는 것이 안정적인 노후 대비의 핵심 원칙이라는 전문가의 조언이 나왔다. 과도한 부채로 주택을 구매하는 것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우리나라 가구당 순자산은 2023년 기준 62만 달러(약 8억 4800만 원)로 일본(52만 2000달러, 약 7억 1400만 원)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구매력평가환율 기준으로도 일본보다 앞선다. 시장 환율로 계산한 가구당 순자산 역시 우리나라가 44만 3000달러(약 6억 6000만원)로 일본(42만 1000달러, 약 5억 7600만원)보다 많다. 이는 통계상으로 우리나라 가계가 일본 가계보다 더 부유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통계 이면에는 심각한 자산 구조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우리나라 가계 자산의 75%는 부동산이 차지하는 반면, 금융 자산은 25%에 불과하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이 비율은 더욱 심화되어 80~90%가 부동산에 치우쳐 있다. 이는 일본이나 미국의 상황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일본과 미국의 가계는 자산의 60~70%를 금융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부동산 비중은 30~40% 수준이다.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하거나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큰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일본이 수년 전 겪었던 것처럼 인구 감소, 고령화, 경제 불황 등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장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 한국과 일본의 토지 자산 규모를 비교해 보면, 남한의 토지 자산 규모는 약 1경 2093조 원(2023년 기준)으로, 땅 넓이가 약 4배 넓은 일본의 토지 자산 규모(약 1경 1593조 원 ~ 1경 2941조 원)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크다. 이는 우리나라 땅 한 평의 가격이 일본 땅 네 평 가격과 맞먹는다는 계산이 나올 정도로 부동산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과거 1980년대 후반 일본의 극심한 부동산 버블 시기를 겪었던 전문가의 시각에서 볼 때, 현재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 상황은 우려스러운 지점이 있다. 당시 일본은 도쿄만 팔아도 미국 전체를 살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지만,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일본인들의 내 집 마련에 대한 인식도 크게 변화했다. 현재 일본인들은 ‘집 없으면 어때? 빌려 살면 되지’라는 인식이 강하며, 수억 원의 금융 자산이 있다면 집을 사기보다는 그 돈을 다른 곳에 활용하는 것을 냉정하게 고려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적은 금융 자산으로도 은행 대출을 받아 무조건 집을 사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러한 내 집 마련에 대한 강한 집착은 농경 문화에 기반한 정착 생활 문화와 신분 상징으로서의 주택 소유 인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일본의 경험처럼, 집값과 땅값 하락, 인구 감소, 고령화, 경제 불황 등이 겹치면서 이러한 인식은 점차 변화할 수 있다.

일본은 이미 도시화 과정과 베이비붐 세대의 내 집 마련 러시가 마무리되었고, 부동산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 우리나라는 전국 평균 도시화율이 90%를 넘었고, 제2차 베이비붐 세대의 내 집 마련 수요도 곧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저출산, 고령화가 일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10~20년 후 노후 대비 관점에서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 구조는 큰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노후 대비 자산 관리의 핵심 원칙은 투자에는 항상 위험이 따른다는 점을 인지하고, 자산을 한 곳에 집중시키지 않는 것이다. 보유한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있다면, 점진적으로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금융 자산 비중을 늘려, 은퇴 시점에는 부동산과 금융 자산의 비율을 약 50:50으로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과도한 부채를 안고 주택을 구매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이러한 자산 관리 원칙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불안정한 미래에 대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