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

아프리카 우물 지원금, 테러 단체로 흘러갔다…우즈벡 남성 체포

아프리카 우물 지원 등 자선 사업을 명목으로 모금한 거액의 가상화폐가 테러 단체로 송금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일부 자금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확인되어 국내에서 하마스로의 자금 유입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29세 남성 A씨는 2022년 2월부터 최근까지 아프리카 우물 지원 사업 및 이슬람 난민 지원 사업을 명분으로 SNS를 통해 기부금을 모금해왔다. 은행 계좌와 신용카드 결제 방식을 이용해 모금된 금액은 가상화폐 테더 62만 개, 우리 돈 약 1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A씨가 기부금 명목으로 받은 가상화폐는 당초 알려진 자선 사업과는 무관하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테러 단체인 KTJ에 전달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A씨가 후원을 명목으로 내세웠던 자선단체는 실제로는 KTJ 조직원이 만든 위장 단체였던 것이다. 경찰은 A씨가 모금한 가상화폐의 대부분을 테러단체로 송금하려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는 지금까지 적발된 테러 자금 가운데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는 약 2천7백만 원 상당의 자금이 하마스로 흘러 들어간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는 국내에서 하마스로의 자금 유입이 처음으로 확인된 사례라 더욱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A씨는 이미 자국인 우즈베키스탄에서도 테러 자금 지원 혐의로 수배된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국내에 체류하기 위해 난민 신청을 11차례나 연장해 온 것으로 드러나, 테러 단체 추종자로서 국내에서 테러 자금을 조달하려 한 정황이 짙다.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과 팀장은 가상 자산 분석법을 통해 A씨의 가상 자산 지갑을 특정하고 자금의 흐름을 파악하는 등 수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가상화폐를 이용한 테러 자금 조달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며, 국제적인 테러 방지 노력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