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세계 음악극 축제’, 다채로운 공연으로 나도 즐길 수 있다

이제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창극 중심 세계 음악극 축제>를 통해 우리나라 창극을 비롯해 동아시아의 다채로운 음악극을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다. 이 축제는 9월 3일(수)부터 28일(일)까지 국립극장에서 진행되며, 올해 처음 개최되는 행사로 앞으로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할 예정이다.

<세계 음악극 축제>는 우리나라 창극을 중심으로 동시대 음악극의 흐름을 조망하는 자리다. 올해 첫 축제의 주제는 ‘동아시아 포커싱(Focusing on the East)’으로,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의 전통 음악 기반 음악극 총 9편이 23회에 걸쳐 선보인다. 이는 4주간의 기간 동안 해외 초청작 3편, 국내 초청작 2편, 그리고 국립극장 제작 공연 4편으로 구성된다.

이번 축제의 개막작으로는 국립창극단의 신작 <심청>이 공연되었다. <심청>은 우리 고전소설 심청전을 바탕으로 하되, 효녀 심청을 억압받던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연출가 요나 김이 맡아 전통 판소리의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시각으로 풀어냈다. 비록 직접 관람하지 못했더라도, 9월 28일까지 공연이 이어지니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

지난 9월 둘째 주에는 해외 초청작 <죽림애전기>와 국내 초청작 <정수정전>을 관람할 수 있었다. <죽림애전기>는 중국 월극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가면을 쓴 배우들이 노래, 춤, 연기, 무술을 선보인다. 위나라 말기에서 진나라 초기를 배경으로 ‘죽림칠현’ 후손들의 삶을 그린 이 작품은 2023년 홍콩 아츠 페스티벌에서 호평받은 바 있으며, 이번 축제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다. 홍콩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도 이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국립극장을 찾았다.

중국인 유학생 호곤 씨는 <죽림애전기> 공연을 보며 대학원 과제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는 공연이 가정과 국가라는 두 가지 측면을 잘 보여주었으며, 특히 현대적인 음향, 조명, 영상 기술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경험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세계 음악극 축제>를 한국 문화 정책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보여주는 훌륭한 행사로, 창극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음악극이 어우러지는 다채로운 문화 교류의 장이라고 말했다. 한국 문화의 특징으로는 세계화된 시각과 문화 수출 의식, 그리고 선진국의 장점을 흡수하여 문화적 장벽을 낮추는 점을 꼽았다. 호곤 씨는 앞으로 한중 문화 교류 사업에 참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내 초청작 <정수정전>은 조선 말,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가고자 했던 정수정이라는 여성의 서사를 판소리와 민요로 풀어낸 작품이다. 유교 사상이 팽배했던 시대에 여성으로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남장을 한 채 과거 시험을 보는 등 당당하게 홀로서기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작자 미상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배우들이 작창과 창작에 참여하는 공동 창작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모든 것의 중심에 너를 두거라”라는 대사가 인상 깊었다.

<세계 음악극 축제>는 올해 ‘동아시아 포커싱’을 시작으로, 앞으로 전 세계의 다양한 음악극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글로벌 축제로 확장될 예정이다.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프로그램 외에도 광주아시아문화전당, 국립민속국악원 등 여러 기관에서 연계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즐기기 위해 국립극장은 예매 관객들에게 ‘부루마블’ 판을 제공한다. 관람한 공연에 도장을 찍어 회차를 적립하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9개 도장을 모으면 한정판 축제 굿즈를 증정한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극장 누리집(ntok.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