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

기업 경쟁력, 탄소감축으로 키운다! 나도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이제 기업의 제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전기차나 철강과 같은 제품들을 시작으로, 앞으로는 더 다양한 제품과 소재로 탄소 감축 요구가 확대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기후 변화 대응과 통상 정책을 연계하는 세계적인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

◆ 기후-통상 연계, 직접적인 영향 온다

과거에는 각 국가별 상황을 고려하여 기후 변화 대응 속도를 자율적으로 조절해왔지만, 최근 국제 협력 기반이 약화된 상황에서 기후 위기가 심화되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기후 대응과 통상 정책을 연계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2024년부터 더욱 가시화될 전망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을 통해 투자를 실행하고, EU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보고 의무를 시행하는 등 관련 법안들이 입법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수출 제품의 가치 사슬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줄이는 노력이 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미 프랑스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은 전기차 보조금이 철강 등 자동차 부품 생산 과정과 완성차 조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적을수록 유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곧 한국 기업의 상대적인 탈탄소화 속도가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기업 제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탄소 감축이 필수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 기후 기술 확보, 투자가 답이다

기후-통상 연계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은 바로 기후 기술 확보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에너지 전환 투자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22년 설문 조사 결과, 전 세계 투자 회사 및 에너지 기업 고위 경영진의 42%가 향후 18개월 내 탈탄소/저탄소 기술에 투자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2023년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90%가 에너지 전환 전략에 오히려 더 집중하거나 유지하겠다고 밝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전환 투자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후 기술 투자가 활발한 배경에는 세 가지 주요 동인이 있다. 첫째, 기술 가격 하락과 보급 확산의 선순환이다. 태양광 설비 가격이 지난 10년간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보급이 확산되고, 이는 다시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을 더욱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 둘째, 산업 정책의 확산이다. 미국 IRA, EU 탄소중립산업법(NZIA)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탄소 중립에 대한 경제성을 높여 관련 투자를 활성화시킨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강력한 의지이다. 친환경 선박 연료인 메탄올 추진 선박 발주와 같이,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 한국 기업의 기후 기술 확보 전략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탄소 중립 동인들이 한국의 특수한 여건에 적용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한국은 전력망이 다른 국가와 연결되지 않고 전력 시장이 개방되지 않아 유연성이 떨어지며, 자연 자원도 제한적이다. 또한, 글로벌 가격 하락 효과가 한국 기업들에게 충분히 체감되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단기적인 감축 규제나 기술 지원에 대한 정책 신호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기후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 중요해진다. 약 210만 건 이상의 기후 기술 특허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은 유망 분야 선정, 핵심 기술 파악, 접목 기술 탐색, 기술 벤치마킹, 기업 인수 합병(M&A) 대상 선정, 기술 가치 평가 등 다양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줄여줄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분석에 따르면,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필요한 기술 중 35%는 아직 시장에 출시되지 않았거나 시장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이다. 이는 아직 새로운 기술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충분히 열려 있음을 의미한다.

◆ COP28 결과, 정부 정책 변화와 기업 요구 증대로 이어진다

2023년 12월 두바이에서 개최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용량 3배 확대, 에너지 효율 2배 개선 등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2024년까지 2030년 국가 감축 목표 달성 경과를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고, 2025년까지는 더 야심 찬 2035년 국가 감축 목표를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

이러한 약속 이행을 위해 한국 정부는 2024년 내에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제4차 배출권거래제 계획 기간 동안 국내 다배출 기업의 배출 기준과 허용량을 정하는 기본계획을 확정해야 한다. 이러한 정부의 국가 법정 계획 수립은 COP28 결정문 및 유엔 제출 국가 감축 목표와의 정합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결과적으로 국제사회의 합의는 한국 정부의 정책 변화를 초래하고, 이는 곧 기업에 대한 기후 변화 대응 요구를 증가시킬 것이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기후-통상 연계, 기후 기술 경쟁 가속화, 한국의 특수성과 기후 기술 확보 방안 등을 면밀히 파악하고, COP28 결과에 따른 국내외 후속 조치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전략을 갱신해야 한다. 나아가, 국내외 정책 및 전략 형성 과정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