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AI 시대, 나도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글’의 힘을 누릴 수 있다

9월 독서의 날을 맞아 열린 2025 출판산업포럼에서 인공지능 시대에도 변치 않는 글쓰기의 본질과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 ‘AI와 출판, 상상 그 이상의 미래’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포럼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었다. 온라인 참여임에도 불구하고 실시간 채팅창을 통해 참가자들의 열띤 반응과 의견 공유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며, 이는 단순한 시청을 넘어 함께 토론하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선사했다.

이번 포럼에서 가장 주목받은 내용은 인공지능과 출판의 만남이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텍스트 자동 생성이나 편집 과정 효율화, 데이터 기반 독자 분석 및 맞춤형 출판 전략 수립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출판 산업에 기여할 수 있음을 설명했다. 인공지능을 단순히 대체 기술이 아닌, 출판 산업이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인상 깊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은 결국 사람이 써 내려간다는 사실이 가장 크게 와닿았다. 인공지능은 초고 작성이나 자료 정리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인간만이 경험과 감정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독자에게 진정성 있게 전달할 수 있다. 글 속에 담긴 따뜻함과 맥락은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이며, 이는 포럼 발표자들 역시 거듭 강조한 부분이다. 글을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 사이의 교감은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출판의 본질이라는 인식이 더욱 확고해졌다.

온라인 참여는 예상치 못한 장점들을 제공했다. 발표 내용을 다시 돌려볼 수 있고, 다양한 질문과 의견을 공유하며 혼자 듣는 것이 아닌 함께 토론하는 듯한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주최 측에서 포럼 자료를 온라인으로 배포하여 강의 자료를 내려받아 패드로 필기하며 집중할 수 있었던 점도 유용했다. 현장의 열기를 직접 느끼지는 못했지만, 온라인 참여를 통해 오히려 더 몰입하며 기록하기 좋은 환경을 누릴 수 있었기에 뜻밖의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참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출판산업포럼의 의미가 더욱 넓게 확산된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포럼은 출판 산업의 현황 점검을 넘어, 독자와 창작자, 기술과 산업이 함께 어우러질 가능성을 탐구하는 장이었다. 인공지능은 출판이 맞닥뜨린 위기를 해결하는 수단이 될 수도, 혹은 또 다른 위협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포럼의 논의는 이를 위기나 기회라는 이분법으로만 보지 않고, 사람과 기술이 협력하여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었다. 글을 쓰는 사람의 감각과 기술의 효율성이 만난다면, 우리는 더욱 풍부한 이야기를 더 많은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인공지능의 빠르고 정확한 글쓰기 능력 때문에 ‘언젠간 글 쓰는 사람들이 설 자리를 잃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포럼을 통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글쓰기’의 영역에 대해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출판산업의 미래는 기술과 함께 계속 변화하겠지만, 어떤 변화 속에서도 글을 쓰고 읽는 사람들의 온기와 교감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포럼에서 확인한 가능성과 다짐은 출판의 내일이 단순히 기술 혁신이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를 지켜내고 확장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화면 너머에서 만난 이 시간은 인공지능 시대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글쓰기의 힘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