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

AI로 산업재해 ‘예측’ 시대가 열린다! 내가 일하는 곳도 더 안전해진다

이제 산업 현장의 사고는 ‘예방’을 넘어 ‘예측’하는 시대로 나아간다. 정부는 최신 AI 기술을 활용해 위험 상황을 미리 감지하고 판단하는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한다. 이는 곧 작업자들의 안전이 한층 강화되는 것을 의미하며,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의 안전 수준을 높이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AI 기반의 예측 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은 수년간 축적된 사고 데이터를 학습하여 위험 요소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잠재적인 사고를 사전에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미 이론 단계를 넘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특히, 2025년부터 추진되는 ‘제조안전고도화기술개발사업’은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은 업종별 사고 사례를 바탕으로 AI 기술을 적용하여 사고 발생 가능성을 미리 알아내고, 이에 대한 조기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이 기술이 우선적으로 적용되는 업종으로는 이차전지, 석유화학, 섬유 등이 선정되었다. 이 업종들은 대규모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반복되는 사고 유형이 뚜렷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2024년 6월 화성시의 리튬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31명의 사상자를 내며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다. 섬유 산업의 경우, 아직도 수작업 공정이 많아 작업자가 기계에 끼이거나 넘어지는 등의 인적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으며, 유해 물질 사용도 빈번하게 이루어진다. AI 예측 시스템은 이러한 위험 요소들을 미리 파악하여 사고 발생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러한 첨단 기술이 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연구기관, 지자체가 협력하는 ‘제조안전 얼라이언스’와 같은 구조가 매우 중요하다. 이 협력 체계를 통해 데이터가 공유되고, 현장에서 기술이 실증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기술의 현장 적합성을 높이고 제조 현장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다. 이미 조선업계에서는 AI 기반 안전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실증되어 해외 수출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산업 현장의 구조적인 변화 또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공정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작업자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으며, 작업 환경의 변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안전은 단순히 숙련된 경험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이 되고 있다. AI와 같은 기술은 예측과 판단의 공백을 메우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이 기술이 현장에 제대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장에서 직접 일하는 작업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한다.

결국 모든 기술 발전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다. AI 기술은 작업자의 스트레스, 이상 행동, 피로도 등을 감지하고 이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또한, 고령자, 외국인 근로자, 신규 인력 등 다양한 취약 계층을 고려한 포용적인 기술 개발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아무리 정교한 시스템이 도입된다 하더라도, 현장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와 조직 문화의 개선 없이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 기술, 정책, 그리고 사람의 노력이 하나로 어우러질 때 비로소 진정한 안전이 현실이 될 수 있다.

매일 반복되는 산업 현장의 노동이 더 이상 생명의 위험과 맞바뀌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산업 안전은 특정 업종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책임이다. 작지만 꾸준한 관심과 낯선 현장의 위험에도 귀 기울이는 태도가 이 시대의 안전 문화를 만들어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책임이며, 예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