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2일

2026년 건강보험료 1.48% 오른다, 미래세대 부담 덜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

내년인 2026년부터 건강보험료가 1.48% 인상된다. 이는 단순히 보험료 숫자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세대에게 더 큰 부담을 넘겨주지 않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다. 현재의 충분해 보이는 준비금만 믿고 보험료 인상을 미룬다면, 미래에는 훨씬 더 큰 폭의 인상이 불가피해진다. 함명일 순천향대학교 보건행정경영학과 교수는 “미래세대에 빈 곳간을 넘겨줄 수는 없는 일”이라며 지금의 보험료 인상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선택임을 강조했다.

이러한 보험료 인상은 우리 사회가 마주한 여러 요인들 때문이다. 먼저, 건강보험 총 진료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3년부터 2023년까지 건강보험 총 진료비는 연평균 8.1%씩 증가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1.8%와 비교했을 때 매우 높은 수치다. 심지어 전 세계적으로 의료비 지출이 많은 미국도 2022년 의료비 증가율은 4.1% 수준이었다. 한국의 진료비 증가 속도가 물가 상승률이나 해외 선진국보다 월등히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우리 사회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24년 말 기준,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전체의 20%를 넘어섰으며, 이들이 전체 진료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22년에는 고령 인구가 전체 진료비의 42.1%를 차지했다. 앞으로 고령화가 더욱 심화될수록 진료비 부담은 계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는 국민들이 꼭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적기에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성 강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암, 심뇌혈관질환, 희귀난치질환 환자의 본인부담을 줄이는 산정특례, 본인부담 상한제 확대, 비급여 진료의 급여화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1회 투여에 19억 8000만 원에 이르는 졸겐스마와 같은 초고가 신약도 급여 목록에 포함시키는 등 건강보험 지출을 늘리는 정책들을 시행해왔다.

최근에는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의료공급 구조개혁에도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고 있다. 분만, 소아, 응급 분야 수가 인상,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연 3조 3000억 원), 포괄2차병원 지원(연 7000억 원), 필수 특화분야 지원(연 1000억 원 내외) 등에 향후 3년간 약 10조 원 규모의 재정이 투입될 예정이다. 어린이병원의 적자를 100% 보전하는 것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시범사업도 진행되는 등, 국민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모두 건강보험 지출 증가를 고려하여 논의되고 결정된 사항들이다.

현재 건강보험의 재정 여력은 어떨까. 2024년 건강보험 지출은 97조 3626억 원이었고, 준비금은 29조 7221억 원으로 급여비의 3.8개월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의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은 2026년부터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며, 2033년이면 현재의 준비금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19와 같은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이 다시 발생한다면, 건강보험 제도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중장기 재정 수지에 대한 예측을 꾸준히 하고 있다. 물론 예측은 항상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추세와 인구 구조 변화와 같은 거시적 요인을 토대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합리적인 접근 방식이다. 준비금이 충분하다 하더라도 향후 수익 증가를 확신할 수 없다면, 적극적인 변화와 혁신은 어렵다.

결론적으로, 건강보험의 지출은 보장성 강화 및 구조개혁 정책으로 단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고령화로 인해 장기적으로도 줄어들 가능성은 희박하다. 경제 성장이나 근로 인구 증가와 같은 긍정적인 요인이 없다면, 지출 증가에 맞춰 수입도 늘려야 한다. 현재의 보험료 동결은 미래세대에 더 큰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므로 현실성이 없다. 따라서 지금 바로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이 미래세대를 위한, 그리고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제도를 위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