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

폭염, 이제 ‘재난’으로 인식하고 적극 대응해야 합니다

더 이상 폭염은 단순히 참고 견뎌야 할 더위가 아닙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우리 삶에 더욱 깊숙이 파고든 폭염은 이제 우리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재난’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특히 2023년 여름, 폭염으로 인해 무려 2,800여 명이 온열질환으로 고통받고 32명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는 사실은 이러한 위기감을 더욱 증폭시킵니다. 이는 단순한 더위를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국가적 위기 상황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폭염은 ‘극한 기후’ 현상으로 분류되며, 이는 과거의 경험과 관측치를 뛰어넘는 극도로 이례적이고 파괴적인 기후 현상을 의미합니다. 지구 온난화가 심화되면서 한반도의 여름은 더욱 길어지고, 폭염은 더욱 빈번하고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은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며, 폭염 일수와 강도 역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는 우리가 폭염이라는 재난이 일상화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폭염 피해는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게 작용하지 않습니다. 노인, 만성 질환자, 어린이, 야외 근로자와 같은 취약 계층에게 폭염의 고통은 더욱 집중됩니다. 농촌의 고령 농업인이나 도시의 건설 현장 근로자들이 가장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사회는 폭염을 계절 현상 정도로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폭염은 눈에 보이지 않게 조용히 다가오는 ‘침묵의 살인자’와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난 행정의 역할은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전통적으로 재난 행정이 재난 발생 이후의 수습과 대응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적으로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피해를 예방하는 적극적인 행정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현재 중앙 정부와 지방 자치 단체는 무더위 쉼터 확대, 폭염 알림 서비스 제공, 방문 점검 등 폭염 대응 정책을 점차 개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더위 쉼터 접근이 어려운 독거노인이나 스마트폰이 없어 정보를 얻지 못하는 취약 계층과 같이 현장에는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관 협력을 넘어 첨단 기술 기반의 하드웨어적 재난 대응을 강화해야 합니다. 중앙 정부, 지자체, 민간 기업이 협력하여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와 같은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폭염 선제 대응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폭염 관리 시스템이 도입되어, 취약 지역의 폭염 위험도를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위험군을 사전에 파악하여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행정 기관과 민간이 신속하고 정확한 예방 대책을 추진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문화 체육 관광 분야에서도 폭염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여름철 각종 문화 행사와 스포츠 행사 시, 행사 주최 기관과 협력하여 무더위 쉼터와 쿨링 존 등 첨단 냉방 시설을 충분히 설치하고, AI 기반 스마트 모니터링을 통해 관람객의 안전을 실시간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또한, 행사 시간을 폭염 위험 시간대를 피해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 안전한 행사 개최를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합니다. 체육 시설과 경기장에도 AI 기반 냉방 시스템을 도입하고, 야외 체육 행사 시에는 무더위 휴식 시간을 의무화하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이러한 기술적, 제도적 장치만큼 중요한 것은 국민 개개인의 관심과 책임 의식입니다. 국민은 폭염 특보와 경보 등 재난 정보를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이웃의 상황을 살피는 ‘공동체 의식’을 회복해야 합니다. 폭염으로 가장 고통받는 이들은 우리 주변의 가족과 이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기후 변화가 심화되는 오늘날, 폭염과 같은 극한 기후 현상은 앞으로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것입니다. 정부와 민간, 시민 사회가 긴밀히 협력하고 AI 등 첨단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여 대응하지 않는다면, 매년 여름 같은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폭염이 일상화된 지금, 문제의 심각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적극적인 예방 및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이제 ‘더위는 참으면 된다’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폭염은 피할 수 없는 계절 현상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예방해야 하는 국가적 재난입니다. 정부와 민간은 기술과 정책을 적극 도입하고, 국민은 작은 실천을 통해 서로의 안전을 지켜야 합니다. 더 이상의 희생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합니다. 정부와 국민이 함께 손잡고 극한 기후 시대를 지혜롭게 헤쳐 나가야 합니다. 올여름, 우리 모두의 작은 관심과 적극적인 대응이 더 안전하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