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경청통합수석’ 신설, 시민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실에 ‘경청통합수석’이라는 새로운 자리가 신설되었다. 이는 대통령의 소통 방식이 ‘말하기’에서 ‘듣기’로 전환될 것임을 시사하며, 시민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시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새롭게 신설된 경청통합수석은 대통령의 ‘귀’ 역할을 수행하며, 역대 정부에서 홍보수석이나 국민소통수석이 대통령의 ‘입’ 역할을 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성인(聖人)의 글자가 귀(耳), 입(口), 왕(王)의 조합이라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진정한 소통은 단순히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목소리를 깊이 듣는 것에서 시작된다. 과거 민정수석실이 여론과 민심 파악 역할을 했으나 권력기구 통제에 치중하며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면, 경청통합수석은 오롯이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 첫째, 경청은 기꺼이 반대자의 목소리까지 포함한다. 자신의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야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정치의 복원과 국민 통합이 가능해진다. 지난 6월 26일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추경예산안 시정연설 후 야당 의원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고 권성동 의원의 어깨를 ‘툭’ 치는 모습은 이러한 대통령다운 소통의 단면을 보여준다. 앞으로 국정 운영 과정에서 이러한 대화와 이해의 장면이 더욱 많이 연출되기를 바란다.

둘째, 대통령의 경청은 실제 정책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정치적 계산에 따른 제스처가 아닌, 시민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때 ‘상징적 반응성’을 넘어 ‘실질적 반응성’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25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에서 한 시민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진상 규명을 요구했을 때,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 당장 제가 나선다고 뭐 특별히 될 것 같지는 않다. 진상 규명은 지금 수사 조사 기관에서 하고 있으니까 좀 기다려 보라”고 답했다. 참사로 가족을 잃은 시민은 대통령의 공감에 위안을 얻었을 것이고,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을 것이다. 모든 민원을 정책에 반영할 수는 없겠지만, 국민주권정부로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이 중요하다.

대통령의 경청이 단순한 ‘상징적 반응성’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반응성’으로 이어질 때, 시민들은 비로소 정권 교체의 효능감을 느끼고, 이러한 효능감이 국민적 지지로 쌓여 이재명 정부의 개혁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