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경제는 민주주의 회복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침체된 소비를 살리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수위 기간 없이 출범한 새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 -2.2%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구조 계획법’을 통해 GDP의 8%에 달하는 1.9조 달러를 경기 부양을 위해 투입했다. 이로 인해 2021년 2분기부터 소비 지출은 완전히 회복되었고, 장기 추세를 초과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적극적인 대응 덕분에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중 연평균 3.6%의 성장률을 달성했으며, 정부 채무 관리 또한 안정적으로 이루어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증가했던 미국 정부 채무는 빠른 경기 회복과 GDP 증가로 2023년 1분기에는 109.5%까지 하락했으며, 가계 구제 지원으로 가계 부채 역시 2019년 말 74.6%에서 2023년 3월 73.2%로 감소하는 성과를 보였다. 소비 부양, 경제 성장, 정부 및 가계 채무 안정이라는 네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다.
반면, 한국은 2020년 전국민 재난지원금으로 GDP의 0.7%에 불과한 14.2조 원을 투입했으나, 그 결과 2020년 가계 소비 지출은 GDP의 3.9%인 79조 3394억 원이나 감소했다. 이후 소비 지출 감소 폭은 점차 축소되었으나, 2023년부터 다시 확대되어 올해 1분기에는 5.5%까지 하락했다. 이러한 상황은 가계 대출, 자영업자 대출, 중소기업 대출 연체액의 급증으로 이어졌다. 경기가 갈수록 악화하면서 가계의 실질 가처분 소득은 2020년 수준으로, 실질 소비 지출은 2016년 수준으로 후퇴했다. 이로 인해 성장률은 미국에 뒤처졌고, 정부 채무와 가계 부채는 급증하는 결과를 낳았다. 재정 부담을 내세워 고통을 가계에 떠넘긴 결과, 내수 침체, 성장 둔화, 가계 및 정부 재정 악화라는 ‘전례 없는’ 4중고를 겪고 있으며, 올해 성장률 1%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3년간 경제 주체들은 자신감을 잃어버렸고,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충격보다 더 심각한 ‘자발적’ 경제 생태계 붕괴 상황을 야기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재명 정부는 민생 회복과 성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제2 IMF’로 비유될 정도의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위기 관리를 넘어 새로운 기회로 전환하는 능력이 중요하며,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인수위 기간에 해당하는 지난 두 달간 보여준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에 시장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소비 심리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34개월간 지속된 부정적 경제 심리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으며, 지난해 1분기 GDP 수준에 미치지 못했던 경제 상황이 올해 2분기에 드디어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가계 소비가 2분기 성장률에 크게 기여했으며, 이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주식 시장의 빠른 반응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성과는 민주주의 회복과 정부의 위기관리 역량의 결과물이다.
이제는 심리 개선을 넘어 실물 경제의 방향을 확실히 전환해야 한다. 실물 경제 개선 없이는 심리 개선도 지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하여 가계에 대한 지원을 통해 가계 소득을 강화해야 한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한 단기 대책으로 ‘민생지원금’으로 불리는 ‘소비쿠폰’이 지급되지만, 1분기 가계 지출 부족분을 고려하면 그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각 부처 단위로 추가적인 소비 진작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서민과 중산층 생계를 위해 식음료와 에너지 등 생활 물가 안정도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몇 년간 식료품 및 에너지 물가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훨씬 높아 서민과 중산층의 실질 소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서민들이 체감하는 생활 물가 안정을 위해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으며, 이는 물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싱가포르의 경우처럼 소득 계층별 물가 상승률을 조사하고,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물가 상승률이 전체 상승률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쿠폰은 임시방편에 해당하며, 재정 부담으로 지속하기도 어렵다. 급한 불을 끈 후에는 정기적인 민생 지원금 지급, 즉 재정 부담이 없는 정기적인 사회 소득 지급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민생 회복의 충분 조건이 될 것이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건국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경제사학회 회장, 민족통일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누가 한국 경제를 파괴하는가>, <화폐 권력과 민주주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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