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을 이루는 분자들의 모태가 우주에서 왔다는 사실, 알고 있었는가? 인류의 직계 조상이 우주에 존재하는 별이라는 과학적 해석은,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질문을 예술로 풀어내는 장용선 작가의 개인전이 현재 청담과 한남동 매스갤러리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생명의 본질’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미세한 단위에서부터 거대한 우주까지를 아우르는 작가의 독창적인 조형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장용선 작가의 개인전은 ‘The Great Cosmic Shower : 물 먹은 별’ (청담)과 ‘Mystic Eclipse : 기울어진 달, 떠오르는 태양’ (한남) 두 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두 전시는 서로 다른 분위기를 풍기지만, 궁극적으로 하나의 지향점을 향해 나아간다. 작가의 조형 세계는 ‘생명의 본질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원초적인 물음에서 출발한다. 빗방울이 모여 강을 이루고, 세포가 증식하여 유기체를 만들 듯, 미세한 단위들이 결합하여 거대한 세계를 창조하는 과정을 작품 속에 담아냈다.
특히 작가는 절단된 파이프의 단면을 세포의 형상으로 치환하여, 이들이 모여 하나의 군집을 이루고 나아가 우주를 떠도는 행성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시각화한다. 이러한 작업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작은 세포의 진동이 은하의 리듬이 되고, 초신성의 폭발이 죽음과 탄생의 경계에서 새로운 흔적을 남기는 것처럼, 미시와 거시, 개인과 우주, 생과 사를 동시에 아우른다. 작가는 이 흔적을 ‘생명의 단서’로 규정하며, 예술적 조형 언어를 통해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을 모색한다.
청담 매스갤러리에서 열리는 ‘The Great Cosmic Shower : 물 먹은 별’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물결처럼 이어지는 연속성과 흐름의 이미지로 가득하다. 작은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구조를 이루는 과정을 통해 존재의 기원이 미세한 단위에서 출발하고, 서로 지탱하며 연대하는 하나의 일부가 됨을 보여준다. 반면, 한남 매스갤러리에서 열리는 ‘Mystic Eclipse : 기울어진 달, 떠오르는 태양’ 전시에 집중된 작품들은 작가 자신의 내밀한 감각에 대한 탐구를 보여준다. 일상적인 감각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생기를 찾아내고자 하는 작가의 노력이 엿보인다.
작가는 스테인리스 스틸이라는 영원히 변치 않는 물질을 사용하여 물성의 탐구에 집중한다. 철을 갈아내 광택을 얻는 혹독한 과정을 거치고, 용접 과정에서 발생하는 우연적인 색들을 작품에 배치한다. 극지방의 오로라 같기도 하고, 그을린 자국 같기도 한 이 색들은 특정한 물성과 기법이 상호 관계를 맺으며 탄생한다. 이처럼 작가가 포착한 세포와 행성, 빛과 어둠의 알레고리는 겉으로 드러난 이야기뿐만 아니라 깊숙이 숨겨진 상징적 의미까지 포함하며, 미적 탐험과 심미적 바람에서 시작되는 조형 예술의 근원을 보여준다.
장용선 작가는 작업 노트를 통해 “나의 작업은 ‘생명의 본질’이 어디에 어떻게 존재하는지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천체 물리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우주에 존재하는 행성, 암흑물질, 암흑에너지에서 생명의 기원을 찾고, 우리의 몸을 이루는 분자들이 우주에서 왔다는 사실을 인지하며, 인류의 직계 조상이 우주에 존재하는 별이라고 해석하는 과학적 사실은 작가에게 ‘생명의 본질’에 대한 깊은 화두를 제시했다.
이번 전시는 ‘생명’의 가장 기본 단위인 ‘세포’의 군집으로 조형된 형태로 시각화된다. 절단된 파이프의 투과된 구조를 통해 보여지는 세포의 형체는, 파이프 단면의 집적된 구조에서 세포 구성 배열의 시각적 특성을 착안한 것이다. 이를 통해 절단면을 이용한 구축 작업의 조형 과정을 거쳐, 파이프의 단면은 세포를, 파이프의 배열은 생명체의 구조와 의미 맥락을 일치시킨다. 이는 최소 단위의 모듈을 집적시켜 미시적으로 발아하고 분열하는 생명체 세포를 나타내는 동시에, 거시적으로 우주에 존재하는 암흑물질, 행성 등을 표현한다.
장용선 작가의 개인전은 8월 28일부터 10월 28일까지, 총 62일간 매스갤러리 청담과 한남에서 만날 수 있다. 22점의 조각 작품을 통해 ‘생명의 본질’에 대한 작가의 깊이 있는 탐구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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