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건강보험료 1.48% 오른다, 이유는?

2026년부터 건강보험료가 1.48% 인상된다. 보험료 인상 결정의 배경에는 급격히 늘어나는 진료비와 심화되는 고령화, 그리고 필수 의료 분야 지원 강화 등 건강보험 지출 증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지금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으면 미래 세대에 큰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왜 건강보험료를 올려야 할까?**

건강보험료 인상의 가장 큰 이유는 늘어나는 진료비 때문이다. 2013년부터 2023년까지 건강보험 총 진료비는 연평균 8.1%씩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1.8%와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비 지출 국가인 미국(2022년 4.1% 증가)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치이다.

이러한 진료비 증가는 우리 사회의 빠른 고령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24년 말 기준,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전체의 20%를 넘어섰으며, 이들이 전체 진료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진료비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도 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암, 심뇌혈관질환, 희귀난치질환 환자의 본인 부담을 줄이는 산정특례, 본인부담 상한제 확대, 비급여 진료의 급여화, 그리고 1회 투여에 19억 8000만 원에 달하는 초고가 신약 졸겐스마의 급여화 등이 건강보험 지출을 늘리는 정책들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의료공급 구조개혁에도 상당한 재정이 투입되고 있다. 분만, 소아, 응급 분야의 수가 인상,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포괄2차병원 지원, 필수 특화분야 지원 등에 향후 3년간 약 10조 원 규모의 재정이 소요될 예정이다. 어린이병원의 적자를 100% 보전하는 새로운 형태의 시범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정책들은 국민이 필수 의료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지출로 평가된다.

**현재 재정 상황은 어떤가?**

2024년 기준 건강보험 지출은 97조 3626억 원이며, 준비금은 29조 7221억 원으로 급여비의 3.8개월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의 장기 재정 전망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은 2026년부터 적자로 전환되고 2033년이면 준비금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코로나19와 같은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 발생 시 건강보험이 제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보험료 인상, 왜 지금인가?**

준비금이 바닥나서야 보험료를 인상하게 되면, 그 인상 폭이 대폭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현재 세대가 미래 세대, 즉 자녀들에게까지 재정적 부담을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미래 세대에게 빈 곳간을 물려줄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물론 재정 예측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과거 추세와 인구 구조 변화라는 거시적 요인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준비금이 많다고 하더라도, 향후 수입 증가를 확신하지 못한다면 적극적인 변화와 혁신은 어렵다. 대학 등록금 동결로 경쟁력을 잃어가는 사립대학의 사례는 좋은 교훈을 준다.

결론적으로, 건강보험의 지출은 보장성 강화와 구조 개혁 정책으로 단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고령화로 인해 장기적으로도 줄어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경제 성장이나 근로 인구 증가로 보험료 인상을 피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따라서 지출 증가에 맞춰 수입도 늘려야 하며, 현재의 보험료 동결은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보험료 인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