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초지능 시대를 선도할 기회, 국가 차원의 미래 연구 투자가 필요하다

AI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며, 초지능 시대를 향한 국가적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도 AI G3 수준 달성을 넘어, 미래 AI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여 전략적 우위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AI 모델 개발의 다음 단계를 선도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카드를 얻게 될 것이다.

현재 세계는 AI를 위한 국가 인프라 구축과 함께 세계 수준의 AI 모델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는 여러 나라가 추진하는 ‘소버린 AI’ 실현을 위한 움직임이다. 하지만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1백만 장 이상의 GPU를 갖춘 초대형 컴퓨팅 시설 구축을 계획하고 있으며, AI 모델의 발전 속도는 몇 달 만에 선두가 바뀔 정도로 매우 치열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의 대규모 사전 학습 기반 AI 모델 개발 경쟁이 인간을 넘어서는 초지능 구현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AI 분야의 선구적인 연구자들과 딥마인드의 제프린 힌턴 교수, 뉴욕대학의 얀 르쿤 교수, 몬트리올 대학의 요수아 벤지오 교수 등 저명 인사들도 현재 접근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며, 새로운 모델과 알고리즘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알파고 개발에 기여한 데이비드 실버는 이미 인간 데이터를 통한 AI 학습 시대는 끝났으며, AI가 스스로 세상을 경험하며 학습하는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가장 핵심적인 기반 기술인 트랜스포머 아키텍처가 2017년에 등장한 이후에도 이를 넘어서는 새로운 연구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비록 아직 대규모 활용 수준을 입증하지 못했지만, 과거에도 늘 그래왔듯 혁신적인 연구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 따라서 현재 기술 수준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동시에, 국가적 차원에서 다음 세대 기술 연구를 전략적으로 지원해야 할 시점이다.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와 데미스 허사비스는 2027년에서 2030년 사이에 인간을 넘어서는 초지능, 즉 AGI 또는 ASI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으며,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도 AGI가 가져올 변화를 언급하며 영국의 선도적 역할을 강조했다.

미국은 AI 분야에서의 승리를 선언하고 관련 법규 및 제도를 지원하며, 중국 또한 모든 국가가 활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위한 국제 협력을 촉구하고 있다. 두 강대국 모두 자국 기술을 중심으로 AI 세계 패권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특정 선택을 강요받더라도, 전략적인 필수불가결성을 확보한다면 좀 더 유연하고 전략적인 선택이 가능해질 것이다. 지금은 AI 반도체 기술이 중요하지만, 다음 단계의 AI 모델 개발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한다면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초지능의 등장 시점과 구현 방식은 아직 불확실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가까운 미래를 예상하고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메타는 초지능 연구소를 설립하고 최고 수준의 연구 개발자를 영입하고 있으며, 오픈AI의 일리야 수츠케버는 20억 달러의 자금으로 안전 초지능 회사를 설립했다.

만약 향후 5년간 AI 국가 전략 실행을 위해 100조 원의 자금을 투입한다면, 그중 1%라도 미래 AI 연구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국가 AI 인재는 실제 개발 및 현재 기술 숙련 과정에서도 양성되지만, 이러한 미래 연구 과정에서 매우 창의적인 인재들이 발굴되고 육성될 수 있다.

우리의 초지능 연구소에는 어떤 인재들이 필요할까? 앤스로픽은 엔지니어뿐만 아니라 철학자, 수학자, 언어학자도 채용하고 있다. 지능의 문제는 AI 전공자들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AI 연구자를 중심으로 언어학자, 뇌과학자, 물리학자, 수학자 등이 함께 연구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아직 초기 단계일지라도 미래 가능성이 보이는 여러 국가 연구팀을 초빙하여 우리나라 국가 초지능 연구소에서 자유롭게 연구하게 하고, 그 결과는 인류 전체의 공공재로 제공하는 꿈을 꾸어볼 만하다. 한국인 연구자들을 포함하여 국내외 대학 및 연구소의 세계적인 AI 연구자들을 초빙하고, 이들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AI 파운드리(데이터 센터)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시각으로 디지털 지능에 접근하도록 지원하는 국가 초지능 연구소를 대한민국이 만들어 나가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인공지능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삼성종합기술원, 삼성전자 등에서 활동했으며 벤처포트 설립,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 전략대표 및 일본 법인장을 역임했다. 카이스트와 세종대 교수를 거쳐 2011년부터 테크프론티어 대표를 맡고 있다. 데이터 경제 포럼 의원, AI 챌린지 기획, AI 데이터 세트 구축 총괄 기획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대표 저서로는 ,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