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

109, 마들랜으로 생명 존중 실천! 자살 예방, 당신도 참여할 수 있다

“도움이 필요해요.”

이 간절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책임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한 유명인의 안타까운 죽음은 많은 이들에게 슬픔과 함께 주변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SNS에 남겨진 “따라가고 싶다”는 글에 “고인은 이런 일을 절대 원치 않을 거예요”, “상담을 받아보면 어떨까요?”라는 따뜻한 댓글들이 이어졌고, 글쓴이는 “순간적인 마음에 잘못 생각했다”고 답하며 다행을 안도했다. 이러한 경험은 혼자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내미는 따뜻한 손길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시민 여러분, 이제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와 SNS 상담 앱 ‘마들랜’을 통해 여러분도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일에 동참할 수 있다. ‘109’는 ‘한(1) 명의 생명도 자살 없이(0) 구(9)하자’는 의미를 담아 기억하기 쉽게 만들어졌다. 이는 24시간 운영되는 전문 상담 전화로, 언제든 부담 없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또한 ‘마들랜’은 ‘마음을 들어주는 랜선 친구’라는 뜻으로, SNS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상담받을 수 있는 창구이다.

이러한 자살 예방 활동은 지난 9월 11일, 자살 예방 주간(9.10.~9.16.)을 맞아 서울 용산역에서 열린 ‘2025 같이 살자, 같생 서포터즈 박람회’를 통해 더욱 많은 시민들에게 알려졌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박람회는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같생 서포터즈’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했다. 무거운 주제인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 방법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퀴즈와 게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캠페인이 진행되었다.

박람회에서는 특히 ‘온정(溫情) 109’ 부스에서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와 SNS 상담 창구 ‘마들랜’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도록 정보를 알리는 것이 행사의 중요한 취지였다. 이를 위해 자살 사후 대응 서비스, 심리부검과 같은 개념들도 퀴즈와 게임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되었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심리부검’이라는 생소하지만 매우 중요한 개념도 소개되었다. 심리부검은 고인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유족과의 면담, 유서 검토 등을 통해 사망에 영향을 미친 다양한 요인을 살펴보는 체계적인 조사 방법이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심리부검 담당자에 따르면, 심리부검은 자살자의 가족, 동료, 연인, 친구 등 가까운 관계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며, 사망 전 최소 6개월간의 행적에 대한 보고가 가능해야 한다. 사별 기간은 3개월에서 3년 이내로 제한된다. 이 과정은 1회 면담 방식으로 진행되며, 소요 시간은 2~3시간 정도이다. 면담원 2명과 유족 1명이 참석하며, 참여 비용은 없다.

심리부검을 통해 유가족들은 심리 정서 평가를 받고 평가 결과서를 제공받는다. 면담 완료 후 1주일 뒤에는 유선으로 점검하는 원격 체크를 하고, 1개월 후에는 애도 지원금(2025년 기준 30만 원/건)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개별 보고서나 사망 원인에 대한 결과서는 제공되지 않으며, 소송 등 법적인 용도로 활용할 수는 없다. 심리부검 결과는 연간 보고서 및 연구 보고서 발간, 교육 자료 개발, 정책 개발, 자살 예방 시행 계획 등에 활용되어 보다 효과적인 자살 예방 정책 수립의 근거를 마련하는 데 기여한다.

정부 역시 자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9월 12일 발표된 ‘2025 국가 자살 예방 전략’에 따르면, 2034년까지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을 17.0명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자살 시도자는 물론 유족을 포함한 고위험군 집중 관리와 기관 간 연계 체계 구축 등을 추진하며, 관련 예산도 708억 원으로 대폭 증액할 계획이다.

“죽고 싶다”는 말 속에는 ‘살고 싶다’는 마음과 ‘도와달라’는 간절함이 함께 담겨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늘 관심을 갖고 서로에게 다가가야 한다. 이번 행사를 통해 ‘심리부검’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죽음의 원인뿐만 아니라 남겨진 이들의 아픔까지 보듬는 노력이 더 널리 알려지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온전히 닿기를 바란다. 이러한 노력으로 더 이상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는 더더욱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