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1일

공공서비스, ‘로그’ 쌓이면 더 편리하고 빨라진다!

공공 서비스 이용이 훨씬 수월해질 전망이다. 이제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에 ‘로그(Log)’가 제대로 쌓이면, 시민들이 체감하는 불편함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로그는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을 기록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공공 서비스의 메뉴 배치, 로딩 속도, 이용자 이탈 등 다양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다.

그렇다면 ‘로그’란 정확히 무엇일까? 과거 배의 속도를 측정하던 ‘로그북’에서 유래한 이 용어는, 컴퓨터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기록하는 ‘로그시스템’으로 발전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로그인하거나 파일을 삭제하는 행위, 시스템 오류 발생 등 다양한 이벤트가 모두 기록된다. 이러한 로그는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시스템 로그’, 특정 프로그램의 이벤트를 기록하는 ‘애플리케이션 로그’, 그리고 사용자 로그인 실패나 권한 변경과 같은 보안 관련 사건을 담는 ‘보안 로그’ 등으로 구분된다.

웹사이트에 로그가 잘 쌓여 있다면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먼저,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뉴가 무엇인지 파악하여 홈페이지 상단 등 편리한 위치로 배치할 수 있다. 또한, 메뉴 클릭 후 페이지가 뜨는 데 걸리는 시간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만약 3초 이상 소요된다면 이용자의 40%가 이탈한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5초 이상 걸리는 웹사이트는 사실상 ‘죽은 사이트’로 간주될 수 있다. 로그를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신속하게 개선하면 이용자 편의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현재 태반의 공공 서비스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에는 로그가 제대로 깔려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메뉴 배치가 적절한지, 로딩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이용자가 불편함을 느껴 떠나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결국 시민들이 공공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 주된 원인이 된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이러한 변화는 더욱 중요해진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전하는데, 데이터를 ‘먹고 자란다’고 표현할 만큼 데이터의 축적이 필수적이다. AI 비서가 공무원들의 업무를 돕는 예를 들어보자. 낮에 작성된 문서를 기반으로 AI는 밤새 관련 자료를 찾아주고, 다른 부서의 유사 업무를 파악하여 시너지를 제안할 수 있다. 회의록을 바탕으로 할 일, 담당자, 보고일, 관련 문서 등을 정리하여 캘린더에 링크와 함께 표시해주면, 일정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관련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 모든 것은 ‘일을 하면 저절로 데이터가 쌓이는’ 시스템이 구축될 때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클라우드 기반의 환경이 필수적이며, 모든 업무 기록이 데이터로 축적될 수 있어야 한다. AI 전환은 단순히 AI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소프트웨어를 이해하고 클라우드 사용의 필요성을 인식하며, 무엇보다 더 스마트하게 일할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로그가 없는 웹페이지를 아무리 오래 운영해도 서비스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박태웅 녹서포럼 의장은 IT 업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IT 산업 발전에 기여해왔다. 그의 경험에 따르면, 로그 시스템의 제대로 된 구축은 공공 서비스 개선과 AI 전환의 핵심적인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