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9일

한류 혜택, 나도 누린다: 시로 풀어보는 한류의 모든 것

한류의 흐름 속에서 시민(고객)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일까. 한류는 단순히 보고 즐기는 콘텐츠를 넘어, 우리 삶에 깊은 울림과 감동을 선사하는 문화적 자산이 된다. 동국대 한류융합학술원장인 정길화 원장은 네 편의 시를 통해 한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조망하며, 우리가 한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이 시들이 안내하는 한류의 여정을 따라가면, 당신도 한류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향유할 수 있다.

◆ 첫걸음, 한류의 탄생: 김춘수의 ‘꽃’처럼 ‘불림’으로 실체가 되다

처음 한류는 그저 ‘몸짓’에 불과했다. 한국 드라마가 수출되고 K팝이 해외 팬들을 사로잡을 때까지만 해도, 이는 하나의 ‘현상’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세계가 이를 “한류(Hallyu)”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한류는 비로소 구체적인 실체로 자리 잡았다. 마치 김춘수의 시 ‘꽃’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 그는 다만 /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라는 구절처럼, ‘한류’라는 이름이 부여되면서 한국의 대중문화 콘텐츠는 세계가 인식하고 관계 맺는 ‘문화적 주체’가 된 것이다. 1990년대 후반 중화권 매체에서 ‘한류’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제 한류는 더 이상 낯선 현상이 아니라, 세계가 함께 이름을 짓고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상호작용의 결과물이다. ‘불리는 이름’이 있다는 것은 관계의 시작이며, 이를 통해 한류는 고유한 정체성을 부여받고 세계 속에 당당히 들어오게 되었다. 이는 수동적인 소비를 넘어, 인식론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 두 번째 단계, 한류의 성장: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처럼 고통과 기다림 끝에 피어나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한류는 하루아침에 피어난 것이 아니다. 일제 강점기, 분단과 전쟁의 아픔, 산업화와 민주화의 격동기, 그리고 ‘다이나믹 코리아’로 대표되는 역동적인 회복의 시간들까지, 한국 현대사가 겪어온 모든 역사적 울림이 응축되어 오늘의 한류를 가능하게 했다. 서정주의 시 ‘국화 옆에서’의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라는 구절처럼, 한류는 수많은 고통과 기다림, 인고의 시간을 거쳐 피어난 ‘문화적 승화’다. 이는 마치 불가(佛家)의 연기(緣起) 사상처럼, 그 어떤 생명도 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우주의 인연에 따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류는 단절된 흐름이 아닌, 연속된 역사 속에서 한국 사회의 모든 시련과 굴곡, 성공과 회복이 맺은 ‘기억의 꽃’이자 ‘시대의 결과물’이다. 이 아름다운 국화, 한류는 한국 사회 내부의 치유를 넘어 세계를 향한 몸짓이며, 그 존재는 시대를 증언한다.

◆ 세 번째 단계, 한류의 공감: 김용락의 ‘BTS에게’처럼 언어를 넘어 마음을 두드리다

한류가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핵심에는 ‘공감’이 있다. 김용락 시인의 ‘BTS에게’에서 “LOVE MYSELF, LOVE YOURSELF!/(…) /인간은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비로소 가슴이 뛰고 인간이 된다는 것을…”이라는 구절은 바로 그 지점을 꿰뚫는다. BTS는 단순한 아이돌을 넘어, 언어를 초월한 감정의 번역자이자 시대의 시인으로서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의 노래는 춤과 몸짓으로 쓰는 시이며, 고백하고, 질문하고, 위로하며, 때로는 저항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것이 바로 K-팝, K-드라마, K-콘텐츠가 세계를 울리는 힘이다. 팬덤은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공감의 공동체이자 문화의 공동 창작자로서 ‘다른 언어로도 마음속을 두드리는’ 콘텐츠의 확산에 기여한다. 시가 개인의 고백이면서 동시에 집단의 거울이 되는 것처럼, K-콘텐츠는 ‘진정성’을 바탕으로 세계의 감수성과 접속하며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 마지막 단계, 한류의 지속: 나짐 히크메트의 ‘진정한 여행’처럼 아직 쓰이지 않은 미래를 향하다

한류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짐 히크메트의 시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는 말처럼, 한류 또한 아직 절정에 이르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성과에 자만하거나 안주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앞으로 한류는 단순한 외연 확장을 넘어, 지속 가능한 가치, 다문화적 포용, 그리고 인간성의 회복을 추구해야 한다. K-콘텐츠는 세계를 향해 말하는 동시에 한국 사회 안의 진실도 담아내며, 문화산업과 콘텐츠 생태계의 선순환 속에서 문명사적 대안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창·제작자에게는 영감과 상상을, 플랫폼과 유통에는 전략과 방법론을, 연구자에게는 전망과 통찰을, 정책 담당자에게는 기획과 비전을, 그리고 수용자에게는 향수와 감동을 선사하는 ‘진정한 여행’은 계속될 것이다. 한류는 드라마, 영화, 음악, 웹툰, 게임 등 다양한 형태로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전파되며 수용되고 있다. 이 쓰임이 ‘소모’가 아닌 ‘의미’가 되기 위해서는 명확한 방향성이 필요하다.

정길화 동국대 한류융합학술원장은 MBC 교양 PD 출신으로 ‘인간시대’, ‘PD수첩’ 등을 연출했으며, ‘중남미 한류 팬덤 연구’로 언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MBC 중남미지사장 겸 특파원을 거쳐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동국대 한류융합학술원장으로서 K-콘텐츠와 한류 정책을 연구하며 ‘공감 한류’ 전파에 기여하고 있다. (자료제공: 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