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출산 장려 혜택, 나도 받을 수 있다!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로 나와 가족, 사회 모두 이득

이제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위기로 자리 잡은 저출생 문제로 인해 나도, 내 가족도, 우리 이웃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수 있다. 단순히 태어나는 아이의 수가 줄어드는 것을 넘어 경제 생산인구 감소, 고령화, 일자리 감소, 나아가 지역 기능 소멸이라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국가 경쟁력 저하뿐만 아니라 사회 서비스 유지에도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으며, 국방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2025년 2월 기준 부산 중구의 인구는 3만 7370여 명으로, 미래 시나리오에 따르면 16년 안에 기능이 소멸될 위험에 처해 사회 서비스 제공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또한 2025년 현재까지 부산시에서 문을 닫은 학교가 50곳에 육박하며, 올해 전국적으로도 49곳의 초·중·고교가 폐교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모두가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그리고 근로자 모두가 힘을 합쳐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저출생 문제 해결의 핵심 주체인 정부는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기업들의 실질적인 적용을 지원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대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기업 성장 컨설팅, 대체 인력 지원금, 육아휴직 재정 지원, 세제 혜택 등을 다각적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지원을 통해 기업들이 유연근무제, 육아휴직, 대체 인력 제도를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실효성 있게 운영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기업들이 모성보호제도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단순히 벌칙보다는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이익을 강조하는 정책을 신설하고 강화해야 한다.

정부와 함께 기업 역시 저출생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기업 내에서 육아휴직과 유연근무제 등 일·가정 양립 제도를 도입하고 활성화하는 것은 근로자의 복지 향상뿐만 아니라 기업 생산성 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롯데 그룹의 경우, 남성 육아휴직 1개월 의무화와 같은 정책을 통해 동료들이 육아를 지원하도록 함으로써 조직 문화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직원들의 육아휴직 사용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육아휴직 의무화를 시행하고 이를 성과 평가에 반영한다면,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직원 만족도 향상 및 이직률 감소라는 실질적인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다. 장기적으로 인건비 절감, 생산성 향상, 우수 인재 확보에도 도움이 되기에 기업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기업의 이러한 노력은 근로자들의 변화를 이끌어낸다. 특히 남성들의 육아휴직 사용 증가는 가정 내 역할 분담을 개선하고 여성의 경력 단절을 방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2005년 200여 명에 불과했던 남성 육아휴직자가 현재 4만 명을 넘어 전체 육아휴직자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정부 지원, 사회적 인식 변화, 그리고 기업 문화 개선이 맞물린 결과다.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 증가는 단순히 가사 및 육아 분담을 넘어 사회 전반의 평등한 노동 분배를 촉진하며, 여성들이 출산 후에도 경력을 유지하고 노동 시장에 계속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여성의 경력 단절률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한다. 실제로 2025년 민주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경력 단절률은 61.9%인 반면 남성은 40.6%로 나타났으며, 출산 및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 단절률은 20%였으나 남성은 4.5%에 불과했다.

롯데그룹의 사례처럼 육아휴직 의무화 정책이 시행되면 아빠들의 육아 참여가 늘어나고, 이는 가족 내 역할 분담을 공평하게 만드는 데 기여한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서울시 100인의 아빠단 활동에 참여한 다자녀 가정의 경우, 아빠의 육아 참여가 증가할수록 엄마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졌다는 결과도 있다. 2024년 둘째아 출산자가 전년 대비 2.1% 증가한 약 7만 5900명에 달한 것 역시 아빠들의 육아 참여가 출산율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여성가족부 통계에서도 남성 육아휴직자가 증가하면서 여성의 경력 단절이 줄어드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저출생 문제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근로자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과 근로자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강화하고, 기업은 일·가정 양립을 위한 조직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근로자, 특히 남성들이 육아휴직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 육아휴직 사용 증가는 가정과 기업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궁극적으로는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길은 결코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정부, 기업, 근로자가 서로 협력하여 인식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해법에 도달해야 한다.

◆ 김기탁 가치자람 아빠육아문화연구소장,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자문위원

김기탁 소장은 저출산고령화위원회 자문위원이자 가치자람사회적협동조합에서 아빠육아문화연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100인의 아빠단으로 활동하며 세 아이와 함께 소통하는 아빠로 성장했으며, 아빠 육아와 남성 육아휴직 인식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