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6일

이주노동자 혜택, 나도 받을 수 있다? 열악한 환경 개선 길 열린다

한국 경제와 사회를 든든하게 지탱하는 이주노동자가 동료이자 이웃으로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기 위한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제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인권 침해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에는 2024년 4월 말 기준, 260만 명 이상의 외국인이 체류하고 있으며, 이 중 취업 자격을 가지고 일하는 외국인은 56만 명에 달한다. 취업비자 외 거주 또는 영주비자를 가진 외국인까지 포함하면 약 100만 명의 외국인이 한국에서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이주노동자가 없으면 공장이 안 돌아간다”, “농사를 못 짓는다”는 말처럼, 이들은 한국 사회의 지속을 위한 ‘슈퍼맨’이자 ‘원더우먼’으로 불릴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주노동자들은 안타깝게도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최근 나주의 한 벽돌공장에서 이주노동자를 벽돌과 함께 지게차로 들어 올리는 학대 사건이 발생했으며, 2020년 12월에는 영하 20도의 추위 속에서 비닐하우스에 거주하던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가 동사하는 비극적인 사건도 있었다. 또한, 2024년 말 기준으로 전체 임금 체불 피해자 28만 3212명 중 8.2%에 해당하는 2만 3254명이 이주노동자였다. 이주노동자의 산업재해 사망률 또한 한국인 노동자보다 2.3배에서 2.6배 더 높은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제도적인 측면에서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이 제한되는 구조다. 한국의 근로기준법 제6조는 국적을 이유로 한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이주노동자의 ‘이직의 자유’가 거의 없다.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이주노동자는 원칙적으로 최초 계약한 사업장에서 일해야 하며, 법에서 정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사업장 변경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업장에서 퇴직한 후 3개월 안에 새로운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 출국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 때문에, 열악한 근로조건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둘째, 문화적인 측면에서 한국 사회가 외국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차별적인 시각이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 법·제도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이라서 그래도 된다”는 저열한 인식이나, “가난한 나라에서 돈 벌러 온 사람들이니 이 정도는 감수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이 만연하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 속에서 신체적·정서적 폭력, 학대 등이 반복되며 이주노동자의 ‘코리안 드림’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이제 한국 사회는 이주노동자를 단순히 일손 부족을 해결해주는 보조인력이 아닌, 한국 경제와 사회에 기여하는 동료이자 이웃으로 인식해야 한다. 30여 년 전 ‘일손 부족’으로 이주노동자를 받아들였던 상황은 이제 저출생·고령화를 겪는 많은 선진국들의 현실이 되었다. 이주노동자가 학대받고, 임금 체불을 당하며,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다 다치거나 사망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한국은 더 이상 매력적인 취업 국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 제한 조치를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또한, 이주민과 함께 일하고 생활하는 문화가 확산하는 시대에 맞춰 사업장은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 다문화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괜찮은 노동 조건, 거주 환경, 사회 인프라를 마련하고 다양한 문화 교류를 증진한다면, 한국 사회는 이주노동자와 선주민이 조화롭게 일하는 일터, 함께 잘사는 나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