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나도 사람을 달에 보내는 일을 한다” – 자부심으로 일하는 법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 누구나 자신만의 멋진 대답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는 단순한 직업을 넘어,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가치를 발견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직장 강연에서 이 질문을 던지면, 참석자들은 각자의 직책을 이야기하지만,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경우는 드뭅니다.

1969년,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에 착륙했던 아폴로 11호 프로젝트는 모두에게 상상하기 어려운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의 성공은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 NASA를 방문했을 때, 한 청소부에게 “이번 프로젝트에서 어떤 일을 담당했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놀랍게도 청소부는 “저는 사람을 달에 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 짧은 대답 속에는 자신의 업무가 인류의 위대한 여정에 기여한다는 깊은 자부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처럼 조직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일을 단순한 업무가 아닌, 더 큰 목표를 향한 중요한 과정으로 인식한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최근 육군 50사단 장병들이 대구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앞산 전망대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2024.11.20.) 올해 들어 군 부대에서 강연 요청이 부쩍 늘었습니다. 많은 군인들이 나라를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헌신해왔지만, 때로는 여론이나 대중의 목소리에 상처받고 좌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일선 군인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치유하고 자부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힐링 강좌에 대한 요청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기업 강연에 비해 수입이 적고, 군부대 방문을 위해 하루를 비워야 하는 시간적, 비용적 비효율성 때문에 강연 요청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군 부대에서 보내온 메일에서 간절함과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기에 여러 차례 강연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군 부대 강연의 시작 역시 “군인은 무엇을 먹고 사나요?”와 같은 질문으로 시작됩니다. 이는 단순히 생계를 묻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군인은 왜 목숨을 걸고 전쟁터로 뛰어듭니까? 소방관은 왜 죽을 각오를 하고 불 속으로 뛰어들지요? 돈을 많이 주나요? 보상이 많아서인가요?” 물론 군인과 소방관이 힘든 일에 비해 보상이 적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일까요?

최고 등급의 쇠고기가 한우든 미국산이든 맛있는 것처럼, 진정한 가치는 최고급 등급에서 비롯됩니다. 과거 미국에서는 최고급 등급의 쇠고기를 군대에 우선적으로 보급하여 군인들에게 제공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바로 세상, 국가, 국민들이 그들의 ‘가치’를 인정해 준다는 뜻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 1위가 소방관인 것처럼, 선한 가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숭고함에 국민들이 존경을 표하는 것입니다. 군인들에 대한 태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국가와 사회, 그리고 국민들은 그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존경을 표합니다.

이제 다시 한번 우리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봅시다.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 이 질문에 우리 모두가 각자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가치를 담아, 누구도 할 수 없는 자신만의 멋진 대답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신영철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위원장,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 10여 년간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며 직장인들의 정신건강 향상에 힘써왔습니다. 진료, 방송,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민 정신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관련 정책을 이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