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갯벌이 품은 50배 탄소 흡수력, 이제 디지털로 누구나 배운다

서해안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다 보면 발밑에 펼쳐진 넓은 갯벌을 마주치게 된다. 그동안 갯벌은 낚시에 방해가 되는 존재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지구를 지키는 ‘숨은 영웅’이자 탄소 저장고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해양경찰청이 선보인 해양환경 온라인 교육 플랫폼 ‘하이 블루카본'(hibluecarbon.kr)을 통해 갯벌의 놀라운 가치를 디지털 세상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숲보다 50배 빠르게 탄소를 흡수하는 갯벌의 힘과 철새들의 생명을 지켜주는 생명의 보고로서의 의미를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하이 블루카본’ 플랫폼은 해양경찰청이 포스코이앤씨, 한국전력공사, 월드비전, 인천시, 광양시, 부안군 등 다양한 기관 및 지자체와 협력하여 마련했다. 스마트폰으로 QR 코드를 찍으면 화면 속에 고래가 나타나는 증강현실(AR) 체험부터, AI 캐릭터 ‘탐험대장 노을이’와 ‘꼬마 해홍이’가 염생식물과 블루카본의 중요성을 친근하게 설명해주는 디지털 콘텐츠까지, 집에서도 생생하게 해양 환경을 학습할 수 있다. 특히, 갯벌이 숲보다 50배 빠른 속도로 탄소를 흡수하고 수백 년간 저장할 수 있다는 사실은 갯벌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한다. 또한, 갯벌은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철새의 먹이터’이자 생물 다양성과 기후 위기를 막아주는 보고라는 점도 흥미롭다. 세계 5대 갯벌에 속하는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의 가치를 확인하며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플랫폼 내 ‘배움자료 살펴보기’ 메뉴에서는 퉁퉁마디, 해홍나물과 같은 염생식물의 섬세한 세밀화를 엽서 형태로 내려받을 수 있으며, 교안과 영상 자료도 제공되어 교육 현장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나도 해양환경 보전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직접 적어 남길 수 있는 환경 서약 코너이다. 비록 온라인 체험 신청이 아직 열리지 않아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갯벌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해양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플랫폼의 진정한 의미는 민·관 협력으로 탄생했다는 점에 있다. 해양경찰청은 인천시, 광양시, 부안군과 협력하고 포스코이앤씨, 한국전력공사 인천본부, 월드비전 등 민간 기업·단체와도 손잡고 염생식물 파종 및 군락지 조성 등 현장 복원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인천 소래습지, 부안 줄포만, 광양 섬진강 하구 갯벌 일대 약 2만 평 부지에 칠면초, 퉁퉁마디 등 염생식물 100kg을 파종하는 등 150여 명이 참여하는 블루카본 보호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탄소 흡수원을 확대하고 해양 생태계를 복원하는 동시에, 해양환경 보전을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천 가능한 정책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하이 블루카본’은 국민들이 일상 속에서 해양 환경 보전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돕는 첫걸음을 디지털 공간에서 열어주는 중요한 모델이다. 바다와 갯벌이 지닌 탄소중립과 기후 안정을 위한 핵심적인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정책뿐만 아니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이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갯벌의 가치를 배우고,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