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세안, ‘최고 수준’ 동반자 관계 수립으로 얻는 혜택은?

한국과 아세안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CSP)’를 수립하며 협력의 깊이를 한 단계 끌어올린다. 이는 단순히 명칭상의 변화가 아니라,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은 2022년 CSP 수립을 제안한 지 2년 만에 아세안과 최고 단계의 파트너십을 맺는 6번째 국가가 되었다.

CSP 수립은 한국이 아세안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아세안은 지역 내 힘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대화상대국과의 관계 관리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이러한 아세안이 한국의 CSP 수립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한국을 아세안의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파트너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중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공급망 및 과학·기술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현지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다.

CSP 체결은 한-아세안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아세안은 CSP를 맺는 대화상대국에게 기존보다 더욱 ‘의미 있고 실질적이며 상호호혜적인’ 협력을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CSP를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120대 협력 과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120대 과제는 이미 추진 중인 사업들과 아세안의 요청을 반영한 신규 사업들로 구성된다.

특히 시민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분야로는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인구구조 변화 대응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앞선 기술력과 경험은 아세안의 디지털 경제 성장 가속화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젊은 인구 구조를 가진 아세안과의 인적 교류 확대는 한국의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중 경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아세안과의 안보 협력 확대는 지역 내 안정을 유지하고 다양한 비전통·신안보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향후 한국과 아세안은 이번 CSP 수립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 협력을 더욱 구체화하고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2025년은 아세안이 ‘공동체 비전 2045’를 채택하고, 한국과 아세안이 CSP 추진을 위한 새로운 행동계획(Plan of Action 2026-2030)을 마련하는 중요한 해다. 이번 정상회담이 한-아세안 간 미래 협력의 튼튼한 기틀을 다지고, 양측 관계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실질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