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1일

“나는 사람을 달에 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내 일의 가치를 찾는 방법

“그래서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걸까?” 내 일의 의미와 가치를 스스로에게 묻고 답을 찾아낼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그 일에 대한 놀라운 자부심을 갖게 될 것이다. 단순히 주어진 업무를 넘어, 자신의 역할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보람을 느끼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과거,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첫 발을 내디뎠던 역사적인 순간을 떠올려 보자. 당시에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 프로젝트는 이미 성공이 예정되어 있었다. 미국의 대통령이 NASA를 방문해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을 때, 한 청소부에게 “이번 프로젝트에서 어떤 일을 담당했습니까?”라고 물었다. 놀랍게도 그는 “저는 사람을 달에 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연구원도 아닌 청소부의 말에서 느껴지는 당당함과 자부심은, 그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역할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마음가짐이야말로 그 거대한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힘이었다. 어쩌면 이 이야기가 감동을 위해 꾸며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그 안에 담긴 ‘일’에 대한 개인의 태도는 우리가 깊이 새겨야 할 메시지를 전달한다.

최근 군대에서 강연 요청이 부쩍 늘었다. 많은 군인들이 나라를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헌신해왔지만, 때로는 여론이나 대중의 시선에 상처 입고 좌절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군인들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금 자부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힐링 강좌 요청이 이어지는 것이다. 비록 강연료가 기업 강연에 비해 많지 않고, 군부대 방문을 위해 하루를 온전히 비워야 하는 시간적, 비용적 비효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벌써 여러 차례 강연을 다녀왔다. 그들이 보낸 메일에서 느껴지는 간절함과 진정성이 나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군부대 강연의 시작 역시 “군인은 무엇을 먹고 사나요?”라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이는 단순히 생계유지에 대한 질문이 아니다. 군인이나 소방관처럼 위험하고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하는 이유에 대해 묻는 것이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벌거나 특별한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 그들이 하는 일에 비해 보상이 적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한우가 맛있어요, 미국산 쇠고기가 맛있어요?”라는 질문과 같다. 당연히 한우라고 답하겠지만, 최고 등급의 쇠고기라면 한우든 미국산이든 맛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과거 미군부대에서 먹은 스테이크가 아주 맛있다는 소문이 돌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미국에서는 최고급 등급의 쇠고기를 군대에 우선적으로 보급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로 세상, 국가, 그리고 국민들이 그들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 1위가 소방관인 것처럼, 선한 가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숭고함에 국민들이 존경을 표하는 것이다. 군인들에 대한 태도 역시 마찬가지다. 국가와 사회, 그리고 국민들은 그들의 헌신에 대해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존경을 표한다.

이제 다시 우리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 이 질문에 우리 모두가 자신만의 멋진 이야기를 만들고, 누구도 할 수 없는 자신만의 답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신영철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위원장,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지난 10여 년간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해왔다. 직장인들의 정신건강 향상을 위해 진료, 방송,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으며, 2024년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국민들의 정신건강 증진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