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1일

AI 초지능 시대, 대한민국이 기술 주도권을 잡을 기회

AI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우리나라도 소버린 AI 구축을 위한 국가 인프라 조성에 나서는 등 중요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하지만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압도적인 GPU 투자와 몇 달 만에 뒤바뀌는 선두 경쟁 속에서 과연 지금의 AI 모델 개발 방식만으로는 미래를 주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인간을 넘어서는 초지능 구현을 향한 현재의 경쟁 방식에 대한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딥마인드의 제프리 힌턴 교수, 뉴욕대학의 얀 르쿤 교수 등 AI 분야 최고 권위자들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이미 AI 분야의 선구자들은 현재의 접근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전환을 이야기하고 있다. 알파고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데이비드 실버는 인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학습은 이제 끝났으며, AI가 직접 세상을 경험하며 학습하는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에 등장한 트랜스포머 아키텍처가 여전히 중요하지만, 이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혁신적인 연구 결과는 언제든 AI 분야에 또 다른 파란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은 AI 기술 패권을 잡기 위해 국가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은 AI 실행 계획을 통해 AI 분야에서의 승리를 선언하며 자국 중심의 AI 기술 수출 의지를 밝혔고, 중국은 국제 협력을 촉구하며 ‘함께 배를 타고 가자’고 제안했지만, 이 역시 기술 중심의 패권 장악 의도가 깔려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도 단순히 현재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을 넘어, 차세대 AI 모델 개발과 같은 미래 기술 연구에 국가적 차원의 전략적 지원을 해야 할 시점이다.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는 2027년, 데미스 허사비스는 빠르면 2030년에 인간을 넘어서는 수준의 AGI 또는 ASI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메타는 초지능 연구소(MSL)를 설립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고, 오픈AI의 일리야 수츠케버는 20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하며 안전 초지능 회사(SSI)를 설립하는 등 초지능 경쟁이 이미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대한민국이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래 AI 연구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향후 5년간 100조 원의 AI 국가 전략 자금 중 단 1%라도 진짜 미래 AI 연구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 이러한 연구 과정은 창의적인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미래 초지능 연구소에는 AI 전공자뿐만 아니라 철학자, 수학자, 언어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앤스로픽의 사례처럼, 지능의 문제는 AI 전문가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기에 언어학자, 뇌과학자, 물리학자, 수학자 등이 협력하는 통합적인 연구가 필수적이다.

나아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잠재력이 보이는 여러 나라 연구팀을 국내 초지능 연구소로 초빙하여 자유롭게 연구하도록 지원하고, 그 결과는 인류 전체의 공공재로 제공하는 비전을 실현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AI 파운드리(데이터 센터)를 제공하여 세계적인 AI 연구자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디지털 지능에 접근하도록 지원하는 국가 초지능 연구소를 설립한다면, 우리는 AI 초지능 시대를 선도하는 핵심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인공지능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삼성종합기술원,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 등을 거쳐 현재 테크프론티어 대표를 맡고 있다. 또한 데이터 경제 포럼 의원, AI 챌린지 기획 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