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03일

이재명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과 신뢰 구축… 한미 관계 미래 열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두 정상 간의 깊은 신뢰 구축입니다. 이번 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을 한반도 평화와 미래지향적 상호협력을 논의할 격의 없는 상대로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경제 통상 문제에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었으며, 원자력 협정 개정 논의에서도 일부 진전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국내외에서는 대체로 안도감과 함께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러한 성과를 폄훼하는 시각도 존재하여,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고 향후 과제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당시, 연합뉴스의 서면 질의에 대한 ‘백악관 당국자’의 답변은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했습니다. 당시 당국자는 “한미동맹은 철통같이 유지된다”고 밝혔으나,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진행했지만,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하며 반대한다”는 다소 엉뚱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또한, 미 행정부는 7월 30일 관세 협상 타결 이후에도 계속 수정을 요구했으며, 한국의 안보 취약성을 빌미로 한미동맹의 역할 변경, 국방비 인상 및 방위비 폭증, 주한미군 규모 축소까지 시사하며 한국의 양보를 압박했습니다. 급기야 정상회담 실패를 의도한 듯한 루머까지 확산되어 회담이 결렬될 위기 상황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민주국가로 재탄생한 한국의 이재명 정부는 국익을 수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철저한 준비, 그리고 외교적 지혜를 총동원하여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습니다.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의혹을 불식시키고,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공식적 신뢰를 구축했으며, 미래지향적이고 상호 호혜적인 한미 협력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회담 결과에 대해 의전 홀대, 동맹 현대화의 구체적인 내용 부재, 공식 발표문 부재 등이 논란으로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먼저, 미국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을 때 미 국무부 의전장이 아닌 부의전장의 영접을 받은 것은 미국 측의 사전 양해를 구한 사항입니다. 미국은 연간 국빈 방문 횟수가 제한적이며, 전 세계 200개 국가를 고려할 때 통상 부의전장이 영접하는 관행을 볼 때 이는 부자연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또한, 이번 방문은 ‘공식 실무방문’이었으며 이재명 정부의 외교 기조는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이기에 의전보다는 회담 내용이 중요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미국 국빈 방문은 없었고 ‘공식 실무방문’을 4차례 했으며, 첫 방미 시 의전장 대리가 공항에서 영접한 사례가 있습니다. 일본 시게루 총리나 필리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도 의전장 대리의 영접을 받았습니다.

대통령 숙소 역시 미국 국무부 발표대로 영빈관 격인 ‘블레어하우스’가 정기 보수공사(renovation) 중이었기 때문에 워싱턴 D.C. 인근 호텔로 결정된 것입니다. 미 국무부는 블레어하우스가 매년 진행되는 보수 및 수리를 위해 8월 한 달간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이를 비난하는 것은 비난을 위한 비난으로 여겨집니다. 지난 2021년 5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공식 실무방문 때도 보수공사로 인해 외부 호텔에 투숙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역대급 홀대’라는 주장은 대체로 사실과 다릅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신뢰 관계 구축, 동맹의 우의 확인, 그리고 한반도 평화 회복 및 첨단 기술 협력 등 한미동맹의 지속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 강화에 주목적이 있었습니다. 여러 의제에 대해 미국의 요구를 효과적으로 방어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동맹 현대화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빠진 것은 오히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이 희망하는 ‘동맹 현대화’는 북한 방어 중심의 주한미군 역할을 중국 견제용으로 변경하고, 한국이 북한 방어를 주도하며 미군은 지원만 하는 방안을 포함합니다. 이를 위해 한국 국방비를 GDP 대비 2.4%에서 3.5~3.8% 또는 NATO 기준인 5%까지 인상하고, 방위비 분담금도 대폭 증액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이는 한국 재정에 큰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한중 관계를 돌이키기 어려운 수준으로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미국으로 향하는 기내에서 ‘전략적 유연성’ 수용은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한, 회담에서 미국의 모든 요구를 거부하기보다는 한국군의 인공지능(AI) 첨단 정예군화, 북한 감시·정찰 능력 향상, 대량의 드론 및 정밀타격 능력 확보 등 자강력 증강과 전작권 전환이라는 한국에 필요한 목표 달성을 위해 국방비 인상을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기타 미국의 요구는 유예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공동 발표문이 없었던 점은 아쉽지만, 관세 관련 합의가 많았고 미국이 대미 투자 관련 세부 사항이 담긴 합의 발표를 원했으나, 한국 국익 보호를 위해 신중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발표를 미룬 것은 오히려 시간을 벌어 향후 협상을 통해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을 신뢰하고 한반도 평화와 미래지향적 상호협력을 격의 없이 논의할 상대로 인정했다는 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스마트한(smart) 한국의 위대한 지도자”라고 여러 차례 평가하며 “당신은 미국으로부터 완전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직접 전달했습니다. 또한, 경제 통상 문제에서의 불확실성이 제거되었고, 원자력 협정 개정에 대해서도 일부 진전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과제도 중요합니다. 관세 협상은 “우리도 수정할 게 있다”는 입장으로 7·30 합의를 지켰지만, 호혜적으로 잘 마무리하여 문서화해야 합니다. 15%로 하향 조정된 자동차 관세도 조속히 시행해야 하며, 반도체, 의약품 등에 대한 품목 관세에서 한국의 최혜국 대우를 보장받는 동시에 조선, 원자력, 방산, 첨단 기술 협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이재명 정부 대외 정책의 핵심인 한미동맹, 한미일 안보·경제 협력의 기반은 튼튼하게 마련되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과 북중러 협력 강화 가능성에 따라 ▲한중 및 한러 관계 정상화 ▲전략적 동반자 관계 회복 및 호혜적 발전 ▲양 강대국의 한반도 평화 지지 유도 ▲남북 관계 정상화 추진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활용한 한반도 평화 회복 및 정착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수행해야 합니다. 정부는 이전보다 두 배의 노력을 기울여 전방위적 우호 협력과 균형 잡힌 실용 외교를 현실적이고 지혜롭게 구사하여 한반도 평화 회복과 번영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은 27년간 세종연구소에서 북핵 문제, 남북 관계, 한미 동맹, 한러 관계,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등 한국의 국가 안보와 전략을 연구해 왔습니다. 한반도 정세 안정과 평화 구축, 평화 통일을 위해 화해와 공동 번영, 국익 극대화를 지향하는 실용 외교를 주창해 왔으며, 국정기획위원회 외교안보 분과장을 역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