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04일

중증장애인 생산품, 직접 체험하고 구매하며 일상으로!

그래서 나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이제 중증장애인이 만든 제품을 더 쉽고 가깝게 만날 수 있다. ‘2025 중증장애인생산품 박람회—낯섦에서 일상으로’가 열려, 시민들이 직접 장애인 생산품을 체험하고 구매하며 그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단순히 보호나 시혜의 대상이 아닌, 일상에서 당연하게 소비되는 제품으로 인식 전환을 꾀하는 자리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특히 직업재활 체험 부스가 큰 인기를 끌었다. 종이 쇼핑백 만들기, 꽃 만들기 체험을 통해 참가자들은 제품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섬세하고 정성스러운 노동력이 필요한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종이를 접고 끈을 꿰는 간단한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때, 옆에서 손을 잡아주는 선생님의 도움은 가르침보다는 동료애에 가까웠다. 이러한 협력과 완성의 순간에 참가자들은 큰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꼈다. 32세의 금천구 박O광 씨는 “쇼핑백 손잡이를 꿰매는 과정이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선생님의 도움으로 마지막 매듭을 완성했을 때 제 손으로 끝까지 해냈다는 성취감이 크게 다가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장애인 생산품이 특별히 사주는 물건이 아닌, 정직하게 만든 생활 속 제품으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27세의 강서구 이O도 씨 또한 자신이 만든 제품을 누군가 사용한다고 생각하니 뿌듯했으며, 이번 경험이 안정적인 일자리로 이어져 더 많은 청년 장애인이 일상을 이어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시장 안쪽에서는 ‘래그랜느 쿠키’, ‘쌤물자리’ 등 다양한 중증장애인 생산품들이 관람객을 맞았다. ‘래그랜느 쿠키’ 부스에서는 달콤한 향과 함께 HACCP 인증을 받은 위생적인 생산 과정을 안내하는 배너가 눈길을 끌었다. ‘쌤물자리’ 부스에는 누룽지, 국수 등의 곡물 가공품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으며, 합리적인 가격 책정과 함께 제품의 장점을 설명하는 직원의 차분한 안내가 이어졌다. 특히 구립강서구직업재활센터가 선보인 제설제와 세정제는 ‘장애인 생산품=소품’이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산업 현장에서도 쓰이는 제품임을 증명했다. 제품 앞에 선 생산자들은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자부심을 드러냈고, 관람객들 역시 제품의 맛, 품질, 가격으로 경쟁력을 확인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행사장 한쪽 무대에서는 우선구매 유공자 포상과 함께 내일을 약속하는 협약식이 진행되었다.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스마트 모바일 솔루션 협약식, 한국교직원공제회, 한국장애인개발원, 전국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협의회의 협약식이 그것이다. 통로에서는 공공 조달 담당자와 생산 시설 종사자들이 납품 조건을 논의하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러한 포상과 협약, 그리고 현장의 대화들은 모두 안정적인 수요와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를 향하고 있었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제도는 경쟁 고용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지방공기업 등이 해당 생산 시설의 제품과 서비스를 일정 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러한 제도를 통해 장애인의 자립을 돕고 사회적 신뢰를 쌓는 실질적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번 박람회에서 만난 제품들은 온라인몰, 직영점, 협동조합 매장, 지역 행사장에서 꾸준히 만날 수 있으며, 공공기관의 우선구매는 숫자로 기록되지만 시민들의 재구매는 신뢰로 축적된다. 중요한 것은 첫 경험을 다음 소비로 연결하는 것이다. 행사장 곳곳에서 마주한 손끝의 성실함, 무대 위 약속, 통로에서 오간 대화는 ‘낯섦에서 일상으로’라는 주제를 구호가 아닌 현실로 바꾸어냈다. 쿠키 한 봉지, 누룽지 한 팩, 쇼핑백 하나가 누군가의 내일 출근을 가능하게 한다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진실, 그것이 이번 박람회의 가장 큰 성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