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올여름, 시원함과 든든함을 동시에! 부산 ‘할매 빙수’로 더위 날리자

더운 여름, 시원한 간식만 생각했다면 이제 든든함까지 챙길 수 있는 ‘부산 할매 빙수’에 주목해야 한다. 부산에서는 특색있는 ‘할매 빙수’가 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단순한 간식이 아닌 한 끼 식사 같은 든든함을 선사한다. 무더운 날씨에 시원한 얼음 알갱이와 푸짐한 팥이 어우러진 빙수는 더위를 쫓는 최고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부산의 빙수는 타 지역과는 확연히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할매 빙수’는 부산의 정서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국밥에 ‘할매’라는 이름이 붙듯, 빙수에도 ‘할매’가 붙는 것은 부산만의 고유한 문화다. 이는 보는 것만으로도 구미가 당기며 푸근함을 느끼게 한다. 부산 빙수의 가장 큰 특징은 화려한 고명 없이 팥을 푸짐하게 얹어낸다는 점이다. 이 팥은 너무 달지 않아 얼음 위에 소복이 담겨 한 그릇을 비우고 나면 간식이나 디저트를 넘어 든든한 한 끼 식사를 한 듯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부산이 빙수의 도시가 된 데에는 역사적인 이유도 있다. 과거 생선을 얼려 보관하기 위해 얼음이 필수적이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빙수 재료로 활용되었다. 또한, 더운 날씨 탓에 시원한 빙수에 대한 수요가 더욱 절실했을 것이다. 전국적으로 인기를 얻은 ‘눈꽃 빙수’의 오리지널이 부산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정작 부산 시민들이 더 사랑하는 것은 소박하고 투박한 맛의 ‘할매 빙수’다.

이는 단순히 음식을 넘어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다. 예전에는 여름이면 방송사마다 ‘납량특집’을 방영하며 더위를 식혔듯이, 음식으로는 빙수가 그 역할을 했다. 1970년대에는 학교 앞에서 십 원짜리 빙수를 사 먹기 위해 분식집이나 만화가게 앞에 줄을 서던 풍경을 떠올릴 수 있다. 주물로 만든 수동 빙수기계로 얼음을 갈아내고 색소가 든 시럽을 뿌려주던 그 시절의 빙수는, 돈이 없어 구경만 해도 즐거웠던 추억으로 남아있다. 시내 제과점에서는 우유와 연유를 넣어 곱게 간 얼음으로 만든 팥빙수나 ‘후루츠칵테일’ 빙수를 맛볼 수 있었는데, 이는 동네 빙수와는 비교할 수 없는 고급스러운 맛이었다.

조선시대에는 겨울에 얼린 한강 얼음을 동빙고, 서빙고에 저장해 두었다가 여름에 궁에서 사용했다. 당시 얼음은 왕실에서 음식 재료의 부패를 막기 위한 귀한 저장 수단이었다. 서민들에게 여름 얼음은 상상 속의 물건이었을 정도로 귀했다. 이렇게 얼음이 귀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얼음으로 만든 최고의 음식인 팥빙수의 가치는 더욱 크다.

올여름, 시원한 디저트와 든든한 한 끼를 동시에 경험하고 싶다면 부산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여름이 저물기 전에 부산의 명물 ‘할매 빙수’를 맛보며 더위를 잊고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