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

쓰레기 소각장이 예술 공간으로, 뼈다귀해장국이 별식이 된 비결은?

과거 가난과 허기를 이겨낸 지혜의 음식이 이제는 일상적인 별식이 되었고, 쓰레기 처리장이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변신하는 놀라운 변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오래 견디고 볼 일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부천아트벙커B39와 뼈다귀해장국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부천아트벙커B39는 1995년 5월부터 하루 200톤의 쓰레기를 처리하던 삼정동 쓰레기 소각장이었습니다. 하지만 1997년 허가 기준치의 20배에 달하는 고농도 다이옥신이 검출되면서 주민들과 환경 운동가들의 폐쇄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결국 2010년 폐기물 소각 기능이 이전되면서 문을 닫았지만,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산업단지 및 폐산업시설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2018년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이곳의 소각로는 하늘과 채광을 가득 끌어들여 다양한 각도와 높이에서 관람할 수 있는 ‘에어갤러리(AIR GALLERY)’로 변신했으며, 쓰레기 저장조였던 벙커는 ‘B39’라는 이름의 모티브가 된 공간으로, 쓰레기 반입실은 멀티미디어홀(MMH)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소각동 2층과 3층의 기존 설비 공간은 아카이빙실로 리모델링되어, 다이옥신 파동과 시민운동, 그리고 소각장이 문화예술공간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RE:boot 아트벙커B39 아카이브展’이 상설 전시 중입니다.

한편, 뼈다귀해장국은 주머니 사정 가벼운 서민들이 애정하는 음식입니다. 감자탕은 인천 미군 부대에서 나온 돼지 뼈다귀와 알감자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정확한 어원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감자가 들었으면 감자탕, 없으면 뼈다귀해장국으로 불리며 우리 식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특히 수입 돼지고기를 사용하면서 뼈다귀에 붙은 살이 더욱 풍성해져, 다른 음식들과 달리 시대에 역행하는 가격으로 푸짐함을 제공합니다. 1988년 부천시 원미동에서 창업한 한 파란 지붕 가게의 뼈다귀해장국은 깍두기의 시원하고 달큼한 맛과 함께, 맑고 깨끗하며 가볍고 산뜻한 국물 맛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뼈다귀해장국과 감자탕은 최근 외국인들에게도 K-푸드의 매력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과거의 아픈 역사와 어려움을 딛고 새로운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부천아트벙커B39와, 가난과 허기를 이겨낸 지혜가 담긴 뼈다귀해장국은 우리 사회의 변화와 적응력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 부천아트벙커B39

주소 |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삼작로 53 (삼정동)

이용시간 | 10:00~17:00 휴일 매주 월요일 및 공휴일

주차 가능 (요금 무료)

문의 및 안내 | 032-321-3901

공식 누리집 | http://artbunkerb39.org/ko/main/main.html

공식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artbunkerb39/

※ 프로그램 진행에 따라 휴관일이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누리집 확인 요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