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

지친 당신, ‘희망 유전자’를 깨워 새 출발할 기회!

지금껏 열심히 달려왔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에 지친 당신. 얼어붙은 경제, 예상치 못한 전쟁, 치솟는 물가와 금리, 청년 실업, 저출산·고령화 문제까지. 우리 노력만으로는 감당하기 벅찬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전 국민의 정신건강 역시 위기 상황이며, 이는 자살률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입시와 취업 준비에, 어렵게 취업해도 미래에 대한 확신은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예측 불가능한 사회 속에서 불안은 증가하고, 작은 자극에도 짜증과 분노가 폭발하는 현실입니다. 노인들은 신체적·경제적 어려움, 외로움에 시달리며 사회에서 소외되고 있습니다.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 속에 갇힌 듯한 답답함이 우리 사회 전반을 감싸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사치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잠시 고개를 들어 우리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K-pop, K-drama, K-food를 통해 전 세계인의 일상에 스며들었고, BTS, 블랙핑크, 영화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은 한국 문화를 세계 중심 무대로 이끌었습니다. 이는 오랜 시간 축적된 창의성과 끈기, 노력의 결실입니다. 경제적으로도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자리 잡았으며, 정보통신, 의료, 교육, 치안 등 여러 분야에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해외에서 온 외국인들은 대한민국의 질서, 시민의식, 안전함에 놀라며, 밤늦게 거리를 활보하거나 카페에 귀중품을 두고 자리를 비워도 되는 평범한 일상에 경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행복지수’는 낮습니다. 물질적 풍요는 이루었지만, 정서적으로는 불안하고 고립되었으며, 쉽게 지쳐버리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너무 열심히, 너무 오랜 시간 앞만 보고 달려온 대가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경제 성장이나 기술 발전이 아니라, 우리가 나아가야 할 삶의 가치를 회복하고,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잠시 여유를 가지고 마음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이미 증명된 민족입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산업화를 이루어냈고, 국민들의 건강한 공분은 민주화를 성취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부모 세대는 찢어지는 가난 속에서도 자녀 교육을 포기하지 않았고, 모든 것을 희생하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 끈기와 저력은 단순한 운이 아니라 우리 민족 속에 깊숙이 자리한 ‘희망의 유전자’ 덕분입니다.

이제 우리는 이 어려운 현실 앞에서 주저앉을 것인지, 아니면 수많은 위기를 이겨낸 그 ‘희망의 유전자’를 다시 꺼내 들 것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답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할 수 있고, 이미 수없이 해냈습니다. 우리가 맞서야 할 것은 단지 외부의 위협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마음속에 품은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부정적인 생각입니다.

많은 곡절 끝에 새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이 정부는 특정 지역이나 집단의 정부가 아닌, 우리 모두의 정부, 우리의 대통령입니다. 변화와 혁신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염원에 부응해야 합니다. 정부는 이 땅을 지켜온 국민의 희생과 열정을 기억하고, 우리가 가진 열정과 에너지가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국민이 가진 창의성, 근면성, 공동체 정신은 지금 이 사회를 다시 한번 도약시킬 소중한 자산입니다. 정부와 대통령은 국민을 믿고, 국민은 정부의 진정성과 방향성을 신뢰할 때 진정한 회복이 가능합니다.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는 ‘희망의 씨앗’이 자랄 수 있도록 토양을 만들고 햇살을 비추는 일이 지금 가장 필요한 일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난관이 예상되지만, 이제는 ‘혼자 버티는’ 시간이 아닌 ‘함께 걸어가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앞만 보며 달려온 길 위에서 잠시 멈춰, 옆에 있는 사람을 살펴야 할 때입니다. 내 옆에 지쳐 있는 누군가를 일으켜 세우고, 나 또한 누군가의 손에 의지해 일어설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건강한 사회입니다.

우리 속에 간직한 희망의 유전자는 오랜 고난과 좌절 속에서도 살아남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가슴 속에 뜨겁게 살아 있습니다. 이제는 그 유전자를 다시 꺼내 들 시간입니다.

신영철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위원장,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오랜 기간 직장인 정신건강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2024년부터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국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