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AI 시대, 공공 서비스도 ‘로그’부터 쌓아야 똑똑해진다

공공 서비스 이용자들이 더 편리하고 스마트한 경험을 누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제 공공 서비스 사이트들이 ‘로그(Log)’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는 AI 시대를 맞아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제대로 된 로그 시스템 구축은 서비스 개선과 사용자 편의 증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로그’란 컴퓨터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들을 순서대로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시스템에 접속하거나, 특정 파일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예상치 못한 오류가 발생했을 때 이러한 모든 과정이 기록된다. 이러한 기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전반적인 정보를 담는 ‘시스템 로그’, 특정 프로그램에서 발생하는 이벤트를 기록하는 ‘애플리케이션 로그’, 그리고 사용자 로그인 실패나 권한 변경과 같은 보안 관련 사건들을 기록하는 ‘보안 로그’가 그것이다.

그렇다면 웹사이트에 로그 시스템이 구축되었을 때 어떤 실질적인 이점을 얻을 수 있을까? 가장 큰 변화는 사용자 경험의 즉각적인 개선이다. 웹사이트의 여러 메뉴 중 사용자들이 가장 자주 이용하는 메뉴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만약 자주 쓰는 메뉴가 홈페이지의 아래쪽에 배치되어 있다면, 다음번 개편 시 이를 상단으로 옮겨 사용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 또한, 특정 메뉴를 클릭했을 때 화면이 뜨는 데 8초 이상 소요된다면, 이는 즉각적인 수정이 필요한 신호이다. 실제로 3초 이상 로딩 시간이 걸리는 웹사이트의 경우 40%의 사용자가 이탈하며, 5초 이상이 걸리면 사실상 ‘죽은 사이트’로 간주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많은 공공 서비스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에는 이러한 로그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어떤 메뉴가 많이 사용되는지 알 수 없어 메뉴 배치를 최적화하기 어렵다. 또한, 서비스 오류가 발생하거나 로딩 시간이 지연되는 것을 파악할 방법이 없고, 사용자가 서비스 이용 중 어려움을 겪고 떠나는 상황조차 알아채기 어렵다. 이는 결국 공공 서비스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좌절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전한다. AI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쌓이는 데이터, 기계가 읽을 수 있고 통합 가능한 형태의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공무원들이 AI 비서를 통해 낮에 작업한 문서를 바탕으로 밤새 관련된 과거 사례를 찾거나, 다른 부처의 유사 업무 추진 현황을 파악하여 시너지 효과를 제안받을 수 있다. 또한, 회의록을 업로드하면 AI가 할 일, 책임자, 중간보고일 등을 정리하고 관련 문서들을 캘린더에 링크와 함께 자동으로 표시해줄 수도 있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데이터가 축적되기 위해서는 모든 업무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무엇보다 일을 할수록 데이터가 자동으로 쌓이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AI 전환은 단순히 AI 기술을 도입하는 것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환경을 이해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스마트하게 일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가능하다. 로그 시스템이 없는 웹페이지를 수십 년 운영하는 것만으로는 서비스가 결코 좋아지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박태웅 녹서포럼 의장은 IT 업계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왔으며, 현재 녹서포럼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IT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21년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했으며, <눈 떠보니 선진국>, <박태웅의 AI 강의> 등의 저서를 통해 통찰력을 공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