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07일

중증장애인 생산품, 이제 ‘일상’에서 만나보세요!

2025년 중증장애인생산품 박람회가 ‘낯섦에서 일상으로’라는 주제로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중증장애인이 만든 우수한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구매할 기회를 제공하며, 이들의 경제적 자립과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자리였다. 박람회 현장에서는 다양한 제품 전시와 체험, 그리고 정책 설명까지 한자리에서 이루어져, 중증장애인 생산품에 대한 인식을 ‘보호나 시혜의 대상’에서 ‘일상에서 당연히 소비되는 제품’으로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은 곳은 단연 직업재활 체험 부스였다. 이곳에서는 종이 쇼핑백 만들기, 꽃 만들기 체험을 통해 중증장애인 생산자들이 겪는 노동의 가치와 세심함을 직접 느껴볼 수 있었다. 참여자들은 종이를 접고 끈을 꿰는 과정에서 생산 현장의 어려움을 몸소 체감했으며, 작업장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완성했을 때는 큰 성취감을 느꼈다. 특히, 완성된 쇼핑백에 선명하게 새겨진 ‘일상으로’라는 문구는 중증장애인 생산품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비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했다. 체험에 참여한 금천구 박O광 씨(32)는 “쇼핑백 손잡이를 꿰매는 과정이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선생님의 도움으로 마지막 매듭을 완성했을 때 큰 성취감을 느꼈다”고 말하며, “장애인 생산품을 특별한 물건이 아닌, 정직하게 만든 생활 속 제품으로 받아들여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강서구의 이O도 씨(27) 역시 “제가 만든 제품을 누군가 실제로 사용한다고 생각하니 뿌듯했고, 이번 경험이 더 많은 청년 장애인이 안정적인 일터에서 일상을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낯섦에서 일상으로라는 주제가 제 삶과도 맞닿아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시장 안쪽에서는 ‘맛, 품질, 가격’으로 승부하는 다채로운 제품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래그랜느 쿠키’ 부스에서는 달콤한 향과 함께 HACCP 인증을 받은 위생적인 생산 과정을 안내하는 배너가 시선을 끌었고, ‘쌤물자리’ 부스에는 합리적인 가격의 누룽지, 국수, 곡물 가공품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었다. 구립강서구직업재활센터는 제설제와 세정제를 선보이며 ‘장애인 생산품=소품’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이처럼 산업 현장에서도 쓰이는 제품들이 시민과 기업 관계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으며, 제품 앞에 선 생산자들의 표정에는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당당함이 묻어났다. 이곳에서의 경쟁력은 동정이 아닌, 제품 자체의 우수성으로 증명되고 있었다.

행사장 한쪽 무대에서는 우선구매 유공자 포상이 이어졌고,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스마트 모바일 솔루션 협약식을 비롯한 다양한 협약식이 진행되었다. 이는 어제의 성과를 기리는 포상과 함께, 내일의 판로를 약속하는 협약으로 이어지며 장애인 생산품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한 다짐을 보여주었다. 또한, 공공 조달 담당자와 생산 시설 종사자가 부스 한가운데서 납품 조건을 논의하는 모습은 현장의 생생함을 더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안정적인 수요와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박람회의 핵심 목표를 향한 실질적인 노력들이었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제도는 공공기관이 연간 총 구매액의 일정 비율 이상을 중증장애인 생산 시설의 제품과 서비스 구매에 사용하도록 의무화한 제도이다. 이는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지방공기업 등 대통령령과 관련 법률에 따라 정해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며, 생산시설·판매시설을 통한 직접구매, 수의계약 대행, 또는 공공기관 계약 시 중증장애인생산품을 포함하는 간접구매 방식 등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이러한 제도는 단순한 상업적 거래를 넘어, 장애인의 자립을 돕고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는 실질적인 기반이 된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소개된 제품들은 앞으로 온라인몰, 직영점, 협동조합 매장, 지역 행사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시민들과 계속 만날 예정이다. 공공기관의 우선구매는 숫자로 기록되지만, 시민들의 재구매는 신뢰로 축적된다. 중요한 것은 첫 경험을 다음 소비로 연결하는 것이다. 박람회에서 만난 손끝의 성실함, 무대 위의 약속, 그리고 통로에서 오간 대화는 ‘낯섦에서 일상으로’라는 주제를 단순한 구호를 넘어 현실로 만들어냈다. 쿠키 한 봉지, 누룽지 한 팩, 쇼핑백 하나가 누군가의 내일을 가능하게 하는, 이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진실이야말로 이번 박람회의 가장 큰 성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