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과 직접 연결된 정책 혜택, 과연 제대로 누리고 있을까요? 이제 ‘생태계’를 제대로 이해해야만 진정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세상 모든 일이 각자의 생태계 안에서 돌아가듯, 정책 역시 그 생태계를 살피지 못하면 헛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해가 지면 귀신이 나올까 두려운 원도심, 텅 비어버린 혁신도시를 만드는 정책이 바로 그것입니다.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중요한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째는 ‘종 다양성’입니다. 마치 생태계 전체를 지탱하는 다양한 생명체들처럼, 서로 다른 요소들이 얽히고설키면서 정책을 더욱 튼튼하게 만듭니다. 둘째는 ‘에너지와 물질의 순환’입니다. 모든 것이 순환해야만 생태계가 유지되듯, 정책 역시 지속적으로 순환하고 발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개방성과 연결성’입니다. 닫힌 생태계는 취약해지기 마련입니다. 외부와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활력을 얻어야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태계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지방을 살린다는 명목으로 만들어진 혁신도시가 오히려 젊은 부부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수 있습니다. 남편이나 아내가 혁신도시로 발령 나더라도, 배우자가 일자리를 얻지 못하면 그곳으로 내려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못 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또한, 인구가 늘지 않는 지방 도시에 무분별하게 신도심을 만들면, 기존의 원도심은 텅 비어버리는 ‘원도심 공동화’라는 심각한 질병을 앓게 됩니다.
지역 청년들은 창원과 부산이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마음의 거리는 500km나 된다고 말합니다. 자동차 없이는 출퇴근조차 어려운 현실 때문에, 차라리 서울로 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통근 전철’이지만, 타당성 검토에서 늘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에서도 이러한 생태계의 중요성은 여실히 드러납니다. 삼성전자가 대만 TSMC에 비해 뒤처지는 이유는, 단순히 기술력의 차이만이 아닙니다. 파운드리 산업은 칩 설계부터 IP 기업, 패키징 및 후공정에 이르기까지 복잡하게 얽힌 생태계 위에서 돌아갑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생태계 전반에서 TSMC에 비해 크게 밀리고 있습니다. IP 파트너 숫자는 10배나 적고, 패키징 기술은 10년이나 뒤처져 있습니다. 반도체 파운드리 경쟁이 이미 ‘생태계 전쟁’으로 바뀌었음을 알아채지 못한 것입니다.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결코 이길 수 없는 싸움입니다.
결론적으로, 세상의 대부분은 고유한 생태계 안에서 돌아갑니다. 생태계를 제대로 살피지 못하는 정책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치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빌 클린턴이 ‘경제야, 바보야!’라는 구호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듯, 우리도 ‘문제는 생태계야, 바보야!’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진정으로 내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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