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1일

우리 집에서 더 안전하고 존엄하게! 에이지테크가 어르신 삶을 바꾼다

이제 우리 부모님 세대, 그리고 우리 자신의 노후가 더욱 편안하고 안전해진다. ‘에이지테크’라는 새로운 기술이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 어르신들이 익숙한 집과 동네에서 자립적으로, 존엄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핵심적인 생활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2024년 12월,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2072년에는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47.7%가 고령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에이지테크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사회적 과제가 되었다.

그렇다면 에이지테크는 구체적으로 우리 어르신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을까? 핵심은 ‘지역사회 지속거주(Aging in Place)’를 실현하는 것이다. 2023년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무려 87.2%의 노인이 건강이 허락하는 한 현재 살던 집에서 계속 거주하기를 희망하며, 건강 악화 시에도 익숙한 공간에서 재가 서비스를 받으며 살고 싶어 한다. 에이지테크는 이러한 바람을 현실로 만들어준다.

에이지테크는 ‘노화(Aging)’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해 어르신들의 안전, 건강, 사회참여, 이동, 정서적 지원 등 일상생활 전반을 돕는다. 예를 들어, 집 안에 설치된 낙상 감지 센서는 넘어졌을 때 즉시 가족이나 보호자에게 알림을 보내 신속한 대처를 가능하게 한다. 원격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은 주기적으로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이상 징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음성으로 작동하는 조명이나 자동 온도 조절 기능, AI 돌봄 로봇 등은 어르신들이 더욱 안전하고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실제로 국내 한 통신사업체는 이미 통신 빅데이터와 전력 사용 패턴을 분석하여 독거노인의 고독사 위험을 조기에 감지하고 즉각적인 대응을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자연은퇴노인 주거공동체'(NORC)를 지정하여, 지역사회 내 복지·의료·생활 서비스를 결합하고 센서 기반 스마트홈, 원격 건강 모니터링, AI 안부 확인 서비스 등 에이지테크를 접목해 고령자의 안전과 건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고독사 예방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또한,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대학과 연계된 시니어 레지던스에 온라인 평생교육, 사회참여 플랫폼, 원격 의료 서비스 등 디지털 기반 에이지테크를 적용하여 고령자의 사회적 연결과 평생학습, 건강 관리를 동시에 지원하고 있다.

미국퇴자협회(AARP)는 에이지테크 연계 고령친화 주거복지 강화의 효과로 고령자의 자립성과 존엄성 강화, 돌봄 인력 부담 완화, 사회적 연결 증진 및 고독사 예방, 맞춤형 건강관리와 의료비 절감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에이지테크가 실질적인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고 확산되기 위해서는 어르신들의 실제 생활 환경에서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리빙랩(Living Lab)’ 방식의 실증 사업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실제 거주 공간, 아파트 단지, 마을 등 다양한 공간에서 고령자, 가족, 돌봄 인력 등이 직접 참여하여 기술의 사용성과 수용성, 효과성을 검증하고 현장의 수요에 맞는 개선을 이루어야 한다. 이러한 실증 사업은 대학, 기업, 지자체, 연구기관, 복지기관 등 다양한 주체의 협력을 통해 추진되어야 하며, 우수한 성과는 공공 조달 등 혁신적인 확산 경로와 연결되어야 한다.

동시에 지역사회 기반의 통합 지원 체계 구축도 필수적이다. 보건, 복지, 의료, 주거, 교통, 여가 등 다양한 서비스가 지역사회 단위에서 통합적으로 연계되어야 에이지테크의 활용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 중앙정부의 제도적 지원을 바탕으로, 지자체의 실행력과 민간의 혁신 역량이 결합된 단계적이고 포용적인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는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생활 환경 조성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의료·돌봄 서비스를 지원하는 보건복지부 등 개별 부처의 접근을 넘어, 주택, 복지, 교통, 의료 관련 정책과 사업이 공간 단위에서 유기적으로 연계되고 통합될 때 가능하다. 이를 위한 종합 계획 수립, 복합 사업 추진, 법·제도 연계 강화 등 거버넌스 혁신 또한 요구되는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에이지테크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어르신들의 자립과 존엄을 실현하는 건축도시공간 기반의 ‘생활 인프라’로서 이해되어야 한다. 5월 26일,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가 주관한 ‘에이지테크(Age-Tech) 민관 얼라이언스 착수회의’에서도 이러한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어르신들이 익숙한 집과 동네에서 안전하고 주체적으로, 그리고 존엄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초고령사회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정책의 핵심이다.

앞으로 에이지테크의 실증은 어르신들의 실제 생활 공간, 즉 공간 단위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리빙랩과 같은 현장 기반의 실증 사업 확대와 지역사회 통합 지원 체계 연계가 중요해질 것이다. 어르신 개개인의 다양한 필요와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서비스 연계와 공간 단위 지원을 통해, 에이지테크는 어르신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실질적인 독립과 존엄을 보장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러한 혁신은 단일 부처나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으며, 범부처, 민관 협력, 그리고 사회 전체의 관심과 투자를 통해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