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사랑이 뭐길래’부터 시작된 한류, 28년의 대장정 당신도 즐길 수 있다!

이제 한국 드라마와 K팝, 뮤지컬까지 세계 무대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최근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토니상에서 6관왕을 차지하며 한류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습니다. 에미상, 그래미상, 오스카상, 토니상 등 세계 최고 권위의 상을 모두 휩쓰는 EGOT를 한국 작품이 완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놀라운 성과들을 보면서, 28년 전 한류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1997년 6월 15일 MBC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의 중국 첫 방송을 되짚어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사랑이 뭐길래>는 1991년부터 1992년까지 MBC에서 방영된 55부작 주말 드라마로, 김수현 작가와 박철 PD가 참여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최고 시청률 64.9%라는 기록을 세웠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특별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바로 ‘한류’의 시작점이었기 때문입니다.

1997년 6월 15일, 중국 CCTV에서 ‘?情是什? ài qíng shì shén me 아이칭스션머’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사랑이 뭐길래>는 중국 내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매주 일요일 아침, 중국 가정마다 한국의 대가족 이야기가 TV를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중국에서 시청률 4.2%, 평균 시청자 수 1억 명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달성하며 역대 2위를 차지했습니다. 드라마 종영 후에도 재방송 요청이 쇄도했고, CCTV는 2차 방영권을 구매해 1998년 저녁 시간대에 다시 편성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바로 이 시점부터 ‘한류’라는 현상이 본격적으로 점화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한류의 기원에 대해서는 다양한 학설이 존재합니다. <사랑이 뭐길래>가 방영된 1997년을 원년으로 보는 설이 가장 유력하지만, 1993년 방영된 드라마 <질투>(중국명 ‘녹색연정’)를 최초의 원년으로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또한, 1994년 영화 <쥬라기 공원>을 보고 한국 사회에 대중문화 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1994년설, 기획사 SM의 출범과 CJENM의 영상 산업 진출, 뮤지컬 <명성황후> 초연 등이 있었던 1995년설도 만만치 않습니다. 중국에서 ‘한류’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된 1999년 11월 19일을 기원으로 보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 설 중에서 <사랑이 뭐길래>를 한류의 가장 강력하고 설득력 있는 기원으로 보는 이유는 그 화제성, 상징성, 그리고 영향력이 압도적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한류’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이전부터 이미 한류라는 현상은 존재했지만, 학계와 업계에서는 ‘1997년 <사랑이 뭐길래>‘의 중국 방영일을 한류의 기원으로 널리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한류의 역사는 어느덧 28년에 이르렀습니다.

28년이라는 시간은 한 세대에 해당하는 의미 있는 시간입니다. 한국 대중문화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기까지, 우리는 ‘0.7퍼센트의 반란’, ‘단군 이래 최대 이벤트’라 불릴 정도로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마크 피터슨 교수는 이러한 K-컬처의 성공 요인으로 한국의 창조적 천재성과 함께, 가난과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려는 한국인의 열망을 꼽기도 했습니다.

<사랑이 뭐길래>가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배경에는 서구 문화에 대한 경계심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한국 문화가 선택된 측면도 있습니다. 중국은 한국의 대중문화를 문화 할인율이 낮은 대체재로 소비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2016년 사드(THAAD) 배치 이후 중국의 ‘한한령’에도 불구하고 한류와 K-콘텐츠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BTS, 블랙핑크,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은 중국 시장과는 별개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콘텐츠들입니다. 이는 한류의 세계화가 중국 당국의 의도적인 지원 때문이 아니라, 창작자와 제작자들의 끊임없는 노력 덕분임을 보여줍니다.

비록 현재 한중 관계가 다소 경색되어 있지만, 1997년 6월 15일 <사랑이 뭐길래>의 중국 첫 방송은 한국 대중문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게 해준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당시에는 우리 드라마와 K팝을 폄하하는 시각도 없지 않았지만, 이 시기를 통해 K-콘텐츠의 완성도와 보편적인 매력, 그리고 치열한 내부 경쟁 속에서 형성된 제작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겨울연가>, <대장금>, <별에서 온 그대>, <태양의 후예> 등으로 이어진 영상 콘텐츠의 성공은 <기생충>, <오징어 게임>으로 폭발적인 결실을 맺었습니다. K팝 역시 2011년 SM의 파리 공연을 시작으로 BTS, 블랙핑크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을 배출하며 불멸의 금자탑을 쌓고 있습니다.

최근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6관왕은 이러한 한류의 성공 서사에 또 하나의 큰 획을 그은 사건입니다. 서울 대학로에서 시작된 이 공연 예술 콘텐츠가 세계 최고 권위의 상을 휩쓸었다는 사실은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EGOT라는 단어가 꿈처럼 느껴지던 시절을 지나, 이제 한국 작품들이 그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습니다. 28년 전, 중국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가 이제는 전 세계를 밝히는 거대한 불꽃이 되었습니다. 당신도 이 뜨거운 한류의 열기를 직접 경험하고,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