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1일

반구대 암각화, 이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나도 직접 확인 가능’

6000년 전 선사인들의 생생한 삶의 흔적이 담긴 울산 반구천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우리 국민 누구나 이 위대한 문화유산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번 등재는 단순히 과거의 유물을 보존하는 것을 넘어, 인류와 함께 나누는 살아있는 이야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구천 암각화,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나?**

반구천 암각화는 청동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를 아우르는 두 개의 유적인 천전리 암각화와 대곡리 암각화를 통칭하는 이름이다. 1970년 12월 24일, 신라 승려 원효대사의 흔적을 쫓던 정길화 동국대 한류융합학술원장이 우연히 발견한 ‘절벽의 이상한 그림’이 바로 천전리 암각화였다. 이 암각화에는 높이 약 2.7m, 너비 10m의 바위 면을 따라 620여 점의 각종 도형, 글, 그림이 새겨져 있으며, 청동기 시대의 추상적인 문양과 신라 시대의 명문이 공존한다.

그로부터 약 1년 뒤인 1971년 12월 25일, 인근 대곡리에서는 고래, 사슴, 호랑이, 멧돼지 등 다양한 동물과 사냥 장면이 실감 나게 표현된 대곡리 암각화가 발견됐다. 이 암각화는 새끼 고래를 이끄는 무리, 작살에 맞아 배로 끌려가는 고래의 모습, 호랑이와 사슴, 그리고 풍요를 기원하던 제의의 흔적까지 생생하게 담고 있다. 이 두 유적은 순서가 바뀌어 발견되었지만, 나란히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며 ‘반구천 암각화’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빛을 보게 되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 암각화에 대해 “선사 시대부터 6000여 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며,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는 선사인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그래서 나는 무엇을 얻을 수 있나?**

반구천 암각화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다. 6000여 년 전 동해 연안 거주민들이 집단으로 고래를 사냥하고, 그 경험을 바위에 새겨 후대에 전하려 했던 그들의 삶과 염원이 담긴 ‘역사의 벽화’다. 고래의 꿈, 사냥의 기록, 그리고 미지의 코드를 품은 기하문까지, 반구천 암각화는 오늘날 우리에게 상상력을 자극하고 과거와 현재를 잇는 살아있는 이야기가 된다.

이러한 위대한 유산을 보호하고 후대에 온전히 물려주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울산시는 ‘고래의 도시’를 표방하며 고래 축제를 개최하고, 암각화를 단순 보존하는 것을 넘어 체험형 테마공원, 탐방로, 교육 프로그램, 워케이션 공간까지 갖춘 생동하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또한, AI 기반의 스마트 유산관리 시스템과 암각화 세계센터 건립 등 미래형 전략도 병행될 예정이다.

**어떻게 경험할 수 있나?**

반구천 암각화는 6000여 년의 시간을 건너온 인류 예술의 정수다. 이 유산을 직접 대면하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느끼는 것은 우리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프랑스의 라스코 동굴벽화나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벽화처럼, 반구천 암각화 역시 보존을 위한 섬세한 관리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에는 수몰 위협과 박락 등으로 인해 원본의 훼손이 우려되기도 했으나, 최근 가뭄으로 암각화가 비교적 자주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 가치를 재확인하고 있다. 앞으로는 관광 인프라 확충과 함께 생태 환경 보호 및 과잉 개발 방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이는 과거의 유물을 ‘실물영접’으로 만나는 특별한 경험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을 활용한 복제 및 재현을 통해 더욱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라스코와 알타미라 동굴벽화처럼, 반구천 암각화 또한 복제품을 통한 ‘간접 관람’ 방식이 활성화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후대에 원본의 ‘아우라’를 온전히 물려주기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이다.

**신청 시 유의할 점 및 추가 팁**

반구천 암각화의 가치는 과거를 넘어 현재와 끊임없이 대화하고 소통하는 ‘시간의 언어’로서 더욱 빛날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이제 우리 모두는 이 놀라운 유산을 가까이에서 만나는 특별한 기회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조성될 생동하는 문화공간과 미래형 전략을 통해 반구천 암각화는 더욱 풍부한 이야기로 우리 곁에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