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3일

2026년 예산, ‘혁신과 포용’으로 경제 활력 되찾는다

2026년 예산안이 한국 경제의 성장을 제약하는 구조적 문제와 예상치 못한 외부 충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사회 전반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혁신과 포용’의 확장적 재정 기조로 편성되었다. 이는 경제 성장의 동력을 되살리고 민생 경제를 회복시키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

최근 한국 경제는 저출생·고령화, 디지털 전환,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같은 구조적인 어려움과 더불어, 중국 경제의 둔화, 미국발 관세 전쟁 등 외부 충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실제로 2025년 1분기에는 -0.2%의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잠재성장률 또한 지속적으로 낮아져 2030년 이후에는 1% 초중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상황은 ‘고용 없는 성장’,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 내수 부진으로 이어져 2024년에는 폐업자 수가 역대 최초로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경제 전반에 걸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2026년 유럽을 중심으로 도입될 예정인 탄소국경조정제도(탄소국경세)는 에너지 다소비형 제조업으로 구성된 국내 수출 산업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경제적 상황 속에서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했으나, 정부는 지난 3년간(2022~2024년) 재정을 다소 소극적으로 운용해왔다. 작동하지 않는 낙수효과에 기댄 감세 정책 추진으로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했고, 저성장 국면이 지속됨에도 재정을 긴축적으로 운용하여 경제 안정과 성장, 재정 건전성 개선 모두를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감세와 긴축 재정으로 인해 정부 부문의 경제 성장 기여도는 줄고, 조세 및 공적 이전 소득을 통한 재분배 효과도 축소되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유럽 국가들이 겪었던 ‘자멸적 긴축 재정’의 전철을 밟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러한 경제 여건을 반영하여 정부는 2026년 예산을 확장적으로 편성했다. 2026년 예산안 본예산 기준 총지출은 전년 대비 8.1% 증가한 반면, 총수입은 3.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GDP 대비 4.0%의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전망되며, 국가채무는 GDP 대비 51.6%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통해 향후 총지출 증가율을 명목성장률 수준으로 관리하고, 2029년까지 국가채무를 GDP 대비 50% 후반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증액된 예산은 초혁신 경제 구축에 72조 원, 포용적 사회를 위한 사업에 175조 원, 국민 안전과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에 30조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확장적 재정 운용 기조로의 전환에 따라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재정 지속가능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은 세계적 수준의 가계부채를 야기한 과거의 소극적 재정 운용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기준 가계부채 비율은 GDP 대비 89.6%로 선진국 평균(67.0%)을 크게 웃돌지만, 일반정부의 총부채(D2) 비율은 GDP 대비 52.5%로 선진국 평균보다 20.3%p 낮다. 또한, 우리나라 국채 이자율이 명목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재정의 지속가능성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더욱이 적정 수준의 부채 비율에 대한 합의된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유럽연합(EU)은 재정적자와 정부 부채 비율을 각각 GDP 대비 3%와 60% 이내로 관리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2024년 기준 27개 EU 회원국 중 12개 국가가 60%를 초과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성장세 둔화가 재정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이므로, 긴축 재정보다는 성장률 제고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기업과 가계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와 소비를 유보하고 있지만, 정부의 재정 여력은 양호한 수준이므로 정부는 확장적 재정 정책을 통해 ‘경기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경제 정책에서 타이밍은 매우 중요하며, 필요한 정책이 적시에 시행되지 않으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2026년 예산안은 이러한 경제 현실을 반영하여 확장적 재정 기조를 통해 경제 회복을 이끌어내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다만, 2차 추경 기준 총지출 증가율이 명목성장률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어, 향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증액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아울러 정부 부채 증가와 함께 세금으로 상환해야 하는 적자성 채무 비중이 확대되고 있지만,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조세 부담률을 고려할 때, 재정 지출의 구조 조정과 더불어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위한 세제 개혁 방안 마련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