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1일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SNS 상담 ‘마들랜’으로 생명 살리는 희망 찾으세요

가까운 이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며, 주변 사람들에게 깊은 슬픔과 함께 ‘나도 힘들 때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다행히도 우리 곁에는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지원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으며, 이제는 이러한 지원을 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109’라는 숫자와 ‘마들랜’이라는 이름은 당신이 어려움을 겪을 때 언제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다.

**109: 한 명의 생명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약속**

‘109’는 ‘한(1) 명의 생명도 자살 없이(0) 구(9)하자’는 의미를 담은 자살 예방 상담 전화번호다. 이 번호는 24시간 운영되며,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부담 없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전문 상담 채널이다. 혹시라도 어려운 순간을 마주하고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109번으로 전화해 당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다.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줄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마들랜: 랜선 친구처럼 편안하게 다가가는 마음 상담**

‘마들랜’은 ‘마음을 들어주는 랜선 친구’라는 뜻으로, 자살 예방을 위한 SNS 상담 앱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편안하게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글쓰기가 편하거나 직접적인 대화가 망설여지는 경우, 마들랜을 통해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복잡한 심경이나 말하기 어려운 고민까지도 마들랜 상담사들은 따뜻한 시선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같이 살자, 같생 서포터즈 박람회’에서 만난 희망의 목소리**

지난 9월 11일, 자살 예방 주간을 맞아 용산역에서는 ‘2025 같이 살자, 같생 서포터즈 박람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함께 주최했으며,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같생 서포터즈’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여 눈길을 끌었다. 무거운 주제인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 방법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박람회 현장에서는 ‘온정(溫情) 109’ 부스를 통해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와 SNS 상담 창구 마들랜을 집중적으로 홍보했다. 또한, 자살 사후 대응 서비스와 심리부검과 같은 개념들을 퀴즈와 게임으로 풀어내며 참가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심리학을 전공하는 한 서포터즈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발견했을 때 주변 사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죽고 싶다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리부검: 남겨진 이들의 아픔을 보듬는 과정**

이번 박람회에서는 ‘심리부검’이라는 생소하지만 매우 의미 있는 개념도 소개되었다. 심리부검은 고인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유족이나 지인들과의 면담, 유서 등 기록을 검토하여 사망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조사 방법이다. 이는 단순히 죽음의 원인을 밝히는 것을 넘어, 남겨진 유족들이 건강하게 애도하고 앞으로의 자살을 예방하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심리부검 담당자에 따르면, 심리부검은 사망 전 최소 6개월간의 행적에 대한 보고가 가능한 자살자의 가족, 동료, 연인, 친구 등 가까운 관계의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3개월에서 3년 이내의 사별 기간을 가진 신청자는 2~3시간 동안 2명의 면담원과 함께 구조화된 도구(K-PAC)를 활용한 면담에 참여하게 되며, 이 과정에 비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심리부검을 통해 유족은 심리 정서 평가 결과서를 받고, 1개월 후에는 애도 지원금(2025년 기준 30만 원/건)도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개별 보고서나 사망 원인에 대한 결과서는 제공되지 않으며, 법적인 용도로는 활용될 수 없다.

**2034년까지 자살률 17.0명 이하 낮춘다**

정부는 제9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통해 ‘2025 국가 자살 예방 전략’을 발표했다. 2024년 인구 10만 명당 28.3명 수준인 자살률을 2034년까지 17.0명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살 시도자뿐만 아니라 유족을 포함한 고위험군을 집중 관리하고, 기관 간 연계 체계를 구축하는 데 힘쓸 예정이다. 또한, 내년도 관련 예산을 708억 원으로 대폭 증액하여 자살 예방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누군가에게 “힘내라”는 말은 오히려 공허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죽고 싶다’는 말 속에는 ‘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과 ‘도와달라’는 외침이 함께 담겨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작은 관심과 따뜻한 손길이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109번 전화와 마들랜 상담 앱을 기억하며,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