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3일

2025년 하반기 왕릉팔경, 나도 참여할 수 있다!

2025년 하반기,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조선왕릉과 궁궐을 잇는 특별한 여행 프로그램 「2025년 하반기 왕릉팔(八)경」이 운영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에서 총 22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왕릉과 그 주변의 역사적 가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왕릉팔경’ 프로그램은 9월, 10월, 11월에 걸쳐 예약이 진행된다. 특히 9월 예약을 위한 신청은 8월 21일에, 10월 예약을 위한 신청은 9월 25일에, 11월 예약을 위한 신청은 10월 16일에 시작된다. 모든 예약은 오전 11시부터 시작되며, 네이버 예약(https://naver.me/xB43M7q0)을 통해 선착순으로 참여할 수 있다.

회당 참가 인원은 25명으로 제한되며, 한 사람당 최대 4명까지 예약 가능하다. 어르신,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전화예약(02-738-4001)도 가능하다. 이번 프로그램은 특히 대한제국 황실 관련 유적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조선 시대 왕릉 문화와 근대 전환기의 역사를 비교하며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이번 ‘왕릉팔경’ 프로그램은 구리 동구릉에서 시작하여 남양주 홍릉과 유릉까지 이어지는 특별한 여정으로 구성된다. 동구릉은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을 비롯해 선조, 인조, 문종 등 조선의 여러 왕과 왕비들의 능침 9기가 모여 있는 조선 최대 규모의 능역이다. 이곳에서는 해설사의 설명을 통해 능역의 구조, 제향의 의미, 그리고 능묘에 담긴 정치적 배경 등을 상세하게 들을 수 있다. 특히, 왕릉 표석에 전서체를 사용하게 된 역사적 배경과 우암 송시열의 주장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해진다.

프로그램의 또 다른 핵심 코스는 순종황제의 능행길이다. 순종은 대한제국의 제2대 황제이자 조선의 마지막 황제로, 그의 삶은 격동의 근대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08년 순종이 반포한 칙령에 따라 제사 횟수가 축소된 과정과, 명절 제사의 날짜를 둘러싼 혼선 등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들을 배울 수 있다.

특히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 봉분을 뒤덮은 억새는 태조의 유언과 후손들의 계승 의지를 보여주는 독특한 전통이다. 600년 넘게 이어져 온 이 전통은 건원릉만이 가진 특별함으로, 그 표석에는 ‘대한 태조 고황제 건원릉’이라 새겨져 태조의 위상이 격상되었음을 보여준다.

조선 왕릉은 망자의 영역인 봉분 언덕과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나는 제향 공간인 정자각으로 나뉜다. 정자각은 제물을 차리고 제사를 지내는 중심 건물이며, 이곳에서는 제물, 제관, 왕이 오르는 길이 구분되어 있다. 또한, 추존왕의 능인 수릉에서는 익종대왕(문조)과 신정왕후가 합장되어 있는데, 신정왕후의 지위가 더 높아 왕비가 왼쪽에 배치된 특별한 사례를 볼 수 있다.

한편, 경릉은 헌종과 두 왕비(효현왕후·효정왕후)가 함께 모셔진 삼연릉으로, 조선과 대한제국의 왕릉 중 유일하게 세 기의 봉분이 나란히 배치된 독특한 형태를 띤다. 이곳의 비석은 여러 차례 다시 새겨진 흔적을 간직하고 있어 당시의 제작 방식과 경제적 상황을 엿볼 수 있다.

대한제국 황릉의 양식을 따른 홍릉과 유릉 역시 주목할 만하다. 1897년 대한제국 선포 이후 능의 조영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으며, 석물의 배치, 봉분의 규모, 향어로의 장식 등은 황제의 권위를 강조했다. 홍릉 비각 표석에는 대한제국과 일본 간의 갈등이 담긴 역사적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왕릉팔경’ 프로그램은 단순한 과거 답사를 넘어, 미래 세대가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왕릉의 아름다움과 함께 그 뒤에 담긴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오늘의 의미를 되새기는 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