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

여름 더위 싹! 부산 ‘할매 빙수’로 시원함 가득 채우세요

무더운 여름, 시원한 빙수 한 그릇이면 더위가 싹 가시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부산에서 맛볼 수 있는 ‘할매 빙수’는 그 맛과 멋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제 부산으로 가지 않아도, 그리고 복잡한 과정 없이 누구나 이 특별한 빙수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부산은 예로부터 빙수의 도시로 불린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생선을 얼려 보관해야 하는 지역적 특성상 얼음이 많이 필요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빙수 문화의 발달로 이어졌다. 부산의 빙수는 요란한 고명 없이도 푸짐하게 얹어주는 팥과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마치 할머니의 정이 느껴지는 듯한, 소박하지만 깊은 맛은 부산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박찬일 셰프는 이러한 부산 빙수에 대해 “너무 달지 않은 팥이, 마치 할매의 정을 보여주듯이 얼음 위로 푸짐하게 담아서 한 그릇 먹고나면 간식이나 디저트가 아니라 한 끼 식사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그런 빙수 말이다”라고 설명하며 그 매력을 강조했다.

물론 부산의 빙수만이 전부는 아니다. 1970년대에는 학교 앞 분식집이나 만화가게에서 에펠탑 모양의 수동 빙수기계로 만든 십 원짜리 빙수도 맛볼 수 있었다. 주인이 손잡이를 돌려 깎아낸 얼음에 달콤한 색소를 뿌려주는 그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잊게 했다. 시내 제과점에서는 우유와 연유를 넣어 곱게 간 얼음에 과일 통조림을 곁들인 고급스러운 빙수를 맛볼 수 있었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눈꽃 빙수’가 등장하며 빙수는 여름 전용 메뉴에서 사계절 별미로 자리 잡았다. 빙수 전문 카페가 늘어나고, 호텔에서는 십만 원에 육박하는 최고급 빙수를 선보이기도 한다. 그야말로 우리는 ‘빙수 왕국’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위를 잊게 해주는 시원한 얼음의 역사는 더 오래되었다. 조선시대에는 겨울이면 한강에서 얼음을 캐내 서빙고와 동빙고에 저장해 여름에 궁으로 날라 궁궐의 창고에 보관했다. 이 얼음은 주로 왕이 먹는 음식 재료의 부패를 막기 위한 냉장고 역할을 했다. 서민들에게 여름의 얼음은 그저 상상 속의 물체일 뿐이었다.

이처럼 시원한 얼음과 함께 발전해 온 빙수의 매력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다면, 올여름이 저물기 전에 부산으로 향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곳에서 만나는 푸짐한 팥과 담백한 맛의 ‘할매 빙수’는 잊지 못할 시원함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