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이제 부천 쓰레기 소각장이 문화 공간으로, ‘뼈다귀해장국’은 서민의 별식이 된다

이젠 ‘만 원 한 장’으로도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뼈다귀해장국’과 버려지던 쓰레기 소각장이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신한 부천아트벙커B39, 이 두 가지 모두 과거의 어려움을 딛고 시민들의 삶 속에서 새롭게 자리 잡은 이야기다. ‘원미동 사람들’이 시대를 넘어 사랑받는 것처럼, 오래 견디고 볼 일이라는 말이 현실로 다가온다.

**쓰레기 소각장, 문화예술 복합공간으로 환골탈태! 부천아트벙커B39**

부천에는 약 33년 전인 1992년, 부천 중동 신도시 건설과 환경부 지침에 따라 삼정동에 쓰레기 소각장이 지어졌다. 1995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 이 소각장은 하루 200톤의 쓰레기를 처리했지만, 1997년 환경부 조사 결과 허가 기준치의 20배에 달하는 고농도 다이옥신이 검출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주민들과 환경 운동가들의 노력으로 2010년 소각 기능은 대장동으로 이전되었고, 삼정동 소각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이 건물은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산업단지 및 폐산업시설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2018년 ‘부천아트벙커B39’라는 이름으로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과거 쓰레기 소각로였던 공간은 ‘에어갤러리(AIR GALLERY)’로 변신해 하늘과 햇살을 가득 담고 있으며, 쓰레기 저장조였던 벙커는 ‘B39’라는 이름의 모티브가 된 공간으로, 쓰레기 반입실은 현재 멀티미디어홀(MMH)로 활용되고 있다. 소각동의 거대한 설비들은 그대로 보존되어 과거를 증명하며, 특히 ‘RE:boot 아트벙커B39 아카이브展’에서는 다이옥신 파동부터 시민 운동, 그리고 이곳이 문화예술공간으로 변모하기까지의 생생한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부천아트벙커B39는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삼작로 53에 위치하며,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하며, 주차는 무료로 가능하다. 더 자세한 정보는 공식 누리집(http://artbunkerb39.org/ko/main/main.html)이나 인스타그램(@artbunkerb39)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프로그램 진행에 따라 휴관일이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 전 누리집 확인이 필요하다.

**가난과 허기를 이겨낸 지혜의 음식, ‘뼈다귀해장국’**

과거 가난과 허기를 이겨낸 ‘지혜의 음식’이었던 뼈다귀해장국은 이제 일상이자 가벼운 별식이 되었다. 인천 미군 부대에서 나온 돼지 뼈다귀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뼈다귀해장국은, 감자가 들어있으면 감자탕, 없으면 뼈다귀해장국으로 불리며 서민들의 든든한 한 끼를 책임져 왔다. 특히 수입 돼지고기가 사용되면서 뼈다귀에 붙은 살코기는 더욱 풍성해졌고, 시대를 역행하는 가격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1988년 부천시 원미동에서 창업 이래’라는 인사말이 벽에 걸린 한 파란 지붕 가게에서 맛본 뼈다귀해장국은 깍두기, 양파, 청양고추 등 기본에 충실한 반찬들과 함께 제공된다. 특히 깍두기는 시원하고 달큼하여 뼈다귀해장국 국물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주문 후 10분 만에 나온 뼈다귀해장국은 뚝배기에서 팔팔 끓어 나와 뜨겁고 자극적이면서도 깊은 맛을 자랑한다. 두툼한 뼈다귀 세 점과 푹 익힌 우거지, 그리고 밥 한 공기가 제공되며, 뼈다귀 살점을 발라 국물에 적셔 먹는 맛은 어떤 산해진미도 부럽지 않다. 이 집의 국물은 기름지지 않고 맑고 깨끗하여 가볍고 산뜻한 맛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외국인들도 깻잎 향과 들깨 향이 어우러진 감자탕 맛에 빠져들고 있으며, 이는 K-푸드의 매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윤희 방송작가는 23년 차 방송작가로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한식연대기’ 등 우리 식문화를 소재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집필했으며, 지역마다의 고유한 맛과 멋을 알리는 글을 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