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더위 싹! 부산 ‘할매 빙수’로 시원함 충전하자

무더운 여름, 시원함을 선사하는 빙수를 더 쉽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특히 부산에서는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할매 빙수’가 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여름철 별미로 자리 잡고 있다. 복잡한 고명 없이 푸짐한 팥으로 승부하는 부산식 할매 빙수는 단순한 간식을 넘어 든든한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다.

부산의 빙수는 그 역사가 깊다. 과거에는 생선을 얼려 보관하는 데 얼음이 많이 필요했고, 더운 날씨 탓에 빙수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고 한다. 특히 부산의 국제시장, 광복동, 용호동 등에는 빙수 거리가 형성될 정도로 많은 사람이 빙수를 즐겨 찾는다. 부산 시민들이 사랑하는 빙수는 화려함보다는 수수하고 담박한 옛날 빙수다. 국밥집에 ‘할매’라는 이름이 붙듯, 빙수에도 ‘할매’라는 이름이 붙어 푸근함을 더한다.

부산 할매 빙수는 다른 지역의 빙수와는 차별화된 특징을 지닌다. 부산 빙수는 불필요한 고명은 덜어내고, 오롯이 팥의 맛에 집중한다. 너무 달지 않으면서도 푸짐하게 얹어진 팥은 마치 할머니의 정성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소박함 속에서도 얇게 깎아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눈꽃 빙수’의 원조가 부산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추천하는 것은 역시 투박하지만 정겨운 부산식 할매 빙수다.

더운 날씨에 얼음과 함께하는 빙수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었다. 조선시대에는 겨울이면 한강에서 얼음을 캐 동빙고, 서빙고와 같은 창고에 보관했다. 이렇게 저장된 얼음은 여름이 되면 궁으로 옮겨져 왕이 먹는 음식 재료를 신선하게 보관하는 냉장고 역할을 했다. 당시 서민들에게 얼음은 겨울에만 볼 수 있는 귀한 존재였으며, 여름에 얼음으로 만든 음식은 궁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다.

이제는 더 이상 얼음이 귀한 시절이 아니지만, 여름이 저물기 전 부산으로 향해 진정한 빙수의 맛을 느껴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부산의 할매 빙수는 단순히 더위를 식히는 음식을 넘어, 과거와 현재를 잇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