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AI 시대, 책과 글의 본질을 다시 묻다: 2025 출판산업포럼에서 찾은 가능성

책과 글의 의미를 되새기는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열린 2025 출판산업포럼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현장 참여 신청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 속에서 진행된 이번 포럼은,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기술과 출판 산업의 만남을 중심으로 미래 가능성을 탐구하는 자리였다. 특히 온라인 생중계로 참여한 참가자들 역시 현장의 열기를 고스란히 느끼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경험을 했다.

이번 포럼의 가장 큰 화두는 ‘AI와 출판, 상상 그 이상의 미래’였다. 오래된 역사와 최신 기술의 만남은 다양한 전문가들의 흥미로운 시각을 이끌어냈다. 한 세션에서는 AI를 활용한 텍스트 자동 생성 및 편집 효율화 방안이 제시되었고, 다른 발표에서는 데이터 기반의 독자 분석과 맞춤형 출판 전략 사례가 공유되었다. 이러한 논의 속에서 AI는 단순히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출판 산업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도구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이번 포럼에서 가장 강조된 부분은 역시 인간의 역할이었다. AI가 초고 작성이나 자료 조사 등 효율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따뜻한 글과 깊이 있는 이야기는 인간만이 경험과 감정을 바탕으로 창조해낼 수 있다는 점이 여러 차례 강조되었다. 글 속에 담긴 온기와 맥락은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이며, 이것이 바로 출판의 본질이라는 데 참가자들의 깊은 공감이 이루어졌다.

온라인 참여자들은 발표 내용을 다시 볼 수 있고, 실시간 채팅을 통해 다양한 질문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마치 함께 토론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또한, 주최 측에서 제공한 온라인 자료를 통해 강의 내용을 패드에 필기하며 집중적으로 학습하는 것도 가능했다. 이러한 편리함 덕분에 현장에 가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몰입감과 기록의 용이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었다.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었다는 점 또한 이번 포럼의 의미를 더욱 넓게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2025 출판산업포럼은 출판 산업의 현황을 점검하는 것을 넘어, 독자, 창작자, 기술, 그리고 산업이 어떻게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모색하는 장이었다. AI는 출판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할 수도, 혹은 새로운 위협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논의는 이러한 이분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사람과 기술이 협력하여 풍부한 이야기를 더 많은 독자에게 전달하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더 큰 무게를 두었다.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열린 이번 포럼은 책과 글의 가치가 도전받는 시대에도 여전히 독서와 출판이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축임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AI 시대에 우리는 기계가 쓰는 글과 사람이 쓰는 글을 혼동하기 쉽지만, 사람의 언어에는 삶의 경험과 감정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출판 산업의 미래를 논하는 자리에서 오히려 글쓰기의 본질과 힘을 더욱 강하게 깨닫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지만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다. 특히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AI의 빠른 글쓰기 능력으로 인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글쓰기의 영역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출판 산업은 기술과 함께 끊임없이 변화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어떤 변화 속에서도 글을 쓰고 읽는 사람들의 온기와 교감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포럼에서 확인된 가능성과 다짐은 출판의 미래가 단순히 기술 혁신에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이야기를 지켜내고 확장하는 과정에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AI 시대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글쓰기의 힘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을 통해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