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숲보다 50배 빠른 탄소 흡수! ‘하이 블루카본’으로 배우는 우리 바다의 비밀

내 발밑, 낚싯줄 드리운 서해안에서 늘 보던 갯벌이 지구를 지키는 ‘숨은 영웅’이었다는 사실, 알고 있었나? 해양경찰청이 선보인 해양환경 온라인 교육 플랫폼 ‘하이 블루카본’은 갯벌이 단순한 진흙 바다가 아니라 숲보다 50배 빠르게 탄소를 흡수하는 지구의 탄소 저장고이자, 철새들의 생명을 지켜주는 귀한 생태계임을 알려준다. 이제 갯벌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달라질 수 있다.

‘하이 블루카본'(hibluecarbon.kr)은 해양경찰청이 포스코이앤씨, 한국전력공사, 월드비전, 인천시, 광양시, 부안군 등 다양한 민간 기관과 지자체의 협력으로 9월 2일 새롭게 공개한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집에서 편리하게 해양 환경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디지털 블루카본’ 코너의 증강현실(AR) 체험이다. 스마트폰으로 QR 코드를 스캔하면 화면 속에 고래가 나타나 마치 바닷속에 있는 듯한 생생함을 선사한다. 또한 ‘탐험대장 노을이’와 ‘꼬마 해홍이’라는 AI 캐릭터들이 염생식물과 블루카본의 정의, 그리고 그 가치를 음성과 텍스트로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모두 흥미롭게 참여할 수 있으며, 특히 숲보다 50배 빠르게 탄소를 흡수하는 해양 생태계의 능력과 수백 년간 탄소를 저장하는 갯벌의 중요성에 대한 설명은 놀라움을 안겨준다.

‘다시 본 갯벌의 의미’에서는 갯벌이 단순한 불편한 땅이 아닌, 전 세계 5대 갯벌에 속하는 우리나라 서해안의 귀한 자연유산임을 강조한다. 갯벌은 철새들의 중요한 먹이터가 되어주며, 생물 다양성을 지키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퉁퉁마디, 해홍나물과 같은 염생식물들이 척박한 환경에서도 꿋꿋이 자라며 갯벌 생태계를 지탱하는 모습은 ‘숨은 영웅’이라는 표현을 실감 나게 한다.

‘자료실과 참여형 콘텐츠’에서는 염생식물 세밀화 엽서를 내려받아 감상할 수 있으며, 이는 마치 수채화처럼 섬세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교사들이 수업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교안과 영상 자료도 제공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나도 해양환경 보전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직접 남기는 환경 서약이다. 이러한 작은 실천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 다만, 아직 온라인 체험 신청이 열리지 않아 직접 참여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플랫폼의 진정한 가치는 민·관 협력의 결실이라는 점에 있다. 해양경찰청은 인천시, 광양시, 부안군과 협력하고, 포스코이앤씨, 한국전력공사, 월드비전 등 민간 기업·단체와도 손잡아 염생식물 파종 및 군락지 조성과 같은 현장 복원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인천 소래습지, 부안 줄포만, 광양 섬진강 하구 갯벌 등 서해안 일대 약 2만 평 부지에 칠면초, 퉁퉁마디 등 염생식물 100kg을 파종하는 블루카본 보호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탄소 흡수원을 확대하고 해양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현장 활동과 온라인 교육이 조화를 이루며 해양환경 보전이 구호가 아닌 실천 가능한 정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이 블루카본’은 해양 환경 정책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참여에서 시작됨을 보여주는 중요한 모델이다. 해양은 탄소중립과 기후 안정을 위한 핵심 자원이므로, 이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정책과 더불어 우리 모두의 노력이 절실하다. 이제 디지털 공간에서부터 시작되는 ‘하이 블루카본’을 통해 우리의 바다와 갯벌이 가진 무한한 힘을 깨닫고,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 해양환경 보전에 동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