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1일

“내가 사는 지역, 더 살기 좋아질 수 있다!” – 지역 정책, ‘이것’만 알면 혜택 제대로 받는다

각 지역 정책의 성공 여부는 우리가 사는 ‘생태계’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느냐에 달려있다.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은 결국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텅 빈 도시나 외로운 혁신도시를 만들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 지역의 생태계가 번성하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 핵심 요소는 무엇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어떤 혜택을 누릴 수 있을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종 다양성’이다. 생태계 내에서 다양한 종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며 전체를 지탱하는 것처럼, 우리 지역에도 다양한 산업과 일자리, 그리고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먹이사슬처럼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며, 자원을 효율적으로 순환시키는 구조가 필수적이다. 만약 특정 산업이나 특정 계층에만 의존하는 환경이라면, 외부의 작은 충격에도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에너지와 물질의 순환’이다. 마치 태양 에너지가 식물, 동물, 미생물을 거쳐 순환하며 생태계를 유지하듯, 우리 지역에서도 경제적 자원, 인적 자원, 그리고 정보 등이 끊임없이 흐르고 재활용되어야 한다. 쓰러진 나무가 곰팡이와 세균에 의해 분해되어 토양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지역 내에서 생산된 가치가 지역 안에서 다시 활용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가 중요하다. 이러한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지역 경제는 침체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개방성과 연결성’이다. 닫힌 생태계는 유전적 고립으로 인해 취약해지는 것처럼, 우리 지역도 외부와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자원을 받아들여야 생존할 수 있다. 폐쇄적인 환경에서는 혁신이 일어나기 어렵고, 결국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외부와의 활발한 소통과 협력은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민들에게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하는 열쇠가 된다.

이러한 생태계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정책은 결국 시민들의 삶을 어렵게 만든다. 지방 도시를 살리겠다며 뜬금없이 조성된 혁신도시에는 일자리가 부족해 부부가 함께 정착하기 어렵고, 인구가 늘지 않는 곳에 마구잡이로 지어진 신도시는 기존 원도심을 텅 비게 만들어 유령도시로 만든다. 또한, 자동차 없이는 출퇴근조차 어려운 현실에서 청년들은 ‘통근 전철’과 같은 현실적인 교통망 구축을 간절히 바라지만, 생태계적 관점의 부족으로 타당성 검토에서 늘 난항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는 비단 지역 정책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삼성전자가 대만 TSMC에 뒤처지는 이유 역시 이러한 ‘생태계 전쟁’에서 밀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칩 설계부터 최종 생산까지 복잡하게 얽힌 생태계에서 협력업체와의 관계, IP(지적 재산권) 확보, 패키징 기술 등 전반적인 생태계를 강화하지 못하고 혼자만의 노력으로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10배나 적은 IP 파트너 숫자나 10년이나 뒤처진 패키징 기술 등은 이러한 생태계 경쟁에서의 열세를 명확히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세상의 많은 일들은 각자의 고유한 생태계 안에서 돌아간다. 우리 지역에서 추진되는 각종 정책이나 사업 역시 이러한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으면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마치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빌 클린턴이 ‘경제야, 바보야!’라는 구호를 통해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았던 것처럼, 우리 지역의 정책도 ‘문제는 생태계야, 바보야!’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만 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변화와 혜택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