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3일

자살 예방, 이제 109와 ‘마들랜’으로 더 쉽게 도와주세요

자살 예방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주변의 작은 관심과 실질적인 정보가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얼마 전, 유명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우리 사회에 큰 슬픔을 안겨주었고, SNS에서는 안타까운 마음에 ‘따라가고 싶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다행히 주변의 따뜻한 권유와 관심으로 해당 글 작성자는 마음을 바로잡았지만, 이는 우리 사회에서 자살 예방에 대한 관심과 실질적인 도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이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더욱 쉬워진다.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는 ‘한(1) 명의 생명도 자살 없이(0) 구(9)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어 기억하기 쉽다. 이 번호로 전화하면 24시간 운영되는 전문 상담 서비스를 통해 누구나 부담 없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또한, ‘마들랜’은 ‘마음을 들어주는 랜선 친구’라는 뜻의 자살 예방 SNS 상담 앱이다.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상담할 수 있어 바쁜 현대인들에게 유용한 서비스가 될 것이다.

이러한 자살 예방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 9월 11일, 용산역에서는 ‘2025 같이 살자, 같생 서포터즈 박람회’가 열렸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주최하고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같생 서포터즈’ 학생들이 기획 및 운영한 이번 행사는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실질적인 도움받는 방법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박람회에서는 자살 예방 캠페인을 퀴즈와 게임 형식으로 진행하여 참여자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특히 ‘온정(溫情) 109’ 부스에서는 앞서 소개한 109 상담 전화와 마들랜 SNS 상담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또한, 자살 사후 대응 서비스의 일환인 ‘심리부검’에 대한 설명도 이루어졌다. 심리부검은 고인이 왜 자살했는지 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유족과의 면담, 유서 검토 등을 통해 사망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체계적으로 조사하는 방법이다. 이 과정은 유족의 건강한 애도를 돕고 향후 자살을 예방하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심리부검 담당자에 따르면, 심리부검은 자살자의 가족, 동료, 연인, 친구 등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며, 사망 전 최소 6개월간의 행적에 대한 보고가 가능해야 한다. 사별 기간은 3개월에서 3년 이내로 제한된다. 심리부검은 구조화된 도구를 활용한 1회성 면담(인터뷰) 방식으로 약 2~3시간 소요되며, 면담원 2명과 유족 1명이 참여하고 비용은 없다. 유가족은 심리 정서 평가 결과서를 제공받고, 면담 완료 후 1주일 뒤 유선 점검, 1개월 후에는 애도 지원금(2025년 기준 30만 원/건)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개별 보고서나 사망 원인에 대한 결과서는 제공되지 않으며, 법적인 용도로는 활용할 수 없다. 이러한 심리부검 데이터는 연간 보고서 및 연구 보고서 발간, 교육 자료 제작, 정책 개발, 자살 예방 시행 계획 수립 등에 활용된다.

정부는 이러한 자살 예방 노력의 일환으로, 제9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통해 ‘2025 국가 자살 예방 전략’을 발표했다. 2034년까지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을 17.0명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고위험군 집중 관리와 기관 간 연계 체계 구축 등을 주요 내용으로 심의·의결했다. 내년도 관련 예산도 708억 원으로 대폭 증액할 계획이다.

이처럼 자살 예방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죽고 싶다’는 말 속에는 ‘살고 싶다’는 마음과 ‘도와달라’는 간절함이 담겨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주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무시하지 않고 귀 기울여주고, 행동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행사를 통해 ‘심리부검’의 의미를 새롭게 알게 된 것처럼, 앞으로 이러한 노력들이 더 널리 알려지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온전히 닿아 더 이상 비극적인 죽음이 반복되지 않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