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8일

부산 할매 빙수로 더위 날리기, 나도 시원한 여름을 만끽할 수 있다

뜨거운 여름, 시원한 빙수 한 그릇으로 더위를 쫓고 싶다면 주목하자. 특히 부산에서는 수수하고 담박한 옛날 빙수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푸짐한 팥과 함께 혀끝에서 사르르 녹는 시원함은 단순한 간식을 넘어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되어준다. 이제 더 이상 빙수 맛집을 찾아 헤맬 필요 없다. 부산의 ‘할매 빙수’라면 누구든 그 맛과 정을 느낄 수 있다.

부산은 그야말로 빙수의 도시다. 광복동과 용호동에는 빙수 거리가 형성되어 있을 정도이며, 국제시장 안의 유명 빙수 가게 앞에서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부산에서 빙수가 유독 발달한 이유는 여러 가지로 해석된다. 과거 생선을 얼려 보관할 때 필요한 얼음이 빙수의 재료가 되었고, 더운 날씨에 시원한 음식이 절실했던 까닭도 크다.

부산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빙수는 화려한 고명 대신 푸짐하게 얹어주는 팥이 특징인 옛날 빙수다. ‘할매 빙수’라고 불리는 이 빙수는 이름만 들어도 구미가 당기며, 먹고 나면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느낌을 준다. 물론 부산에는 ‘눈꽃 빙수’의 오리지널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소박하고 투박한 매력의 부산식 할매 빙수가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너무 달지 않은 팥이 마치 할머니의 정처럼 가득 담겨 나오는 이 빙수는, 간식이나 디저트가 아닌 한 끼 식사처럼 든든함을 선사한다.

이는 조선시대 얼음 저장고였던 서빙고와 동빙고에 대한 기록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과거에는 여름 얼음이 왕실에서나 맛볼 수 있는 귀한 것이었다. 궁에서는 얼음을 사용하여 음식 재료의 부패를 막았고, 서민들은 겨울에만 얼음을 볼 수 있었다. 이처럼 얼음이 귀했던 시절, 얼음으로 만든 최고의 음식이라 할 수 있는 팥빙수를 먹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90년대에 들어 눈꽃 빙수가 등장하면서 빙수는 여름 전용 음식을 넘어 사계절 별미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빙수 전문 카페가 곳곳에 생겨났고, 호텔에서는 십만 원에 육박하는 최고급 빙수를 선보이는 등 빙수 왕국이라 불릴 만큼 다양한 형태의 빙수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부산의 할매 빙수는 변함없는 매력으로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 여름이 저물기 전에 시원한 부산 빙수 한 그릇으로 더위를 날려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