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대한민국 제조업 경쟁력을 혁신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내년 예산을 사상 최대 규모인 약 728조 원으로 편성했으며, 특히 AI 분야에는 올해보다 3배 증가한 10조 1000억 원을 투입한다. 이 가운데 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예산은 1조 1000억 원 규모로, AI 팩토리 선도 프로젝트, 피지컬 AI 개발, 휴머노이드 개발, 온 디바이스 AI 개발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이러한 정책은 우리 경제의 핵심 동력인 제조업의 미래 경쟁력을 AI 기술로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정부는 대한민국 미래성장 전략의 핵심 축으로 AI를 삼고, 예산과 국정과제 전반에 이를 강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책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2030년까지 AI 팩토리 500개 이상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숫자에 집착하기보다는, 다양한 규모와 제조업 종류에 맞는 구체적인 참조 모델과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제너럴 일렉트릭(GE)이 ‘프레딕스’ 플랫폼으로 큰 기대를 모았으나, 현장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실패했던 사례를 잊지 말아야 한다.
새롭게 떠오르는 피지컬 AI 분야 역시 중요한 기회이자 도전 과제다. 피지컬 AI 학습을 위해서는 기존 AI 데이터와는 차원이 다른, 인과 관계 및 추론 메타데이터, 다양한 맥락과 비정형적 상황 데이터, 시공간적 일관성 및 멀티모달 통합, 상호작용 및 에이전트 행동 데이터 등이 필요하다. 엔비디아의 옴니버스나 코스모스 같은 플랫폼이 보여주듯,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학습 플랫폼 구축은 피지컬 AI 발전의 핵심이다. 우리도 자체 플랫폼 개발 역량을 확보하거나, 해외 선도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 활용하는 전략적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산업단지의 인프라를 활용하여, 산단 특성에 맞는 AI 기반 고도화 과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특화 모델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팔란티어의 온톨로지 모델과 같은 복합적 솔루션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산업 AX(산업 인공지능 전환)는 제조업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이 분야 특화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기업과 AI 전문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라운드테이블을 운영하여 문제점을 공유하고 협업 방안을 모색하며, 우수 사례를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정부는 산업 AI 허브를 구축하여 모범 사례와 기술 솔루션, 데이터를 개방하고, 누구나 AI 전환 정보를 자유롭게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기존의 성공적인 정책 프로그램을 계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산업 AX는 아직 어느 나라도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한 분야다. 각국의 제조 현장과 문화, 업무 방식이 다르므로 일률적인 모델이나 방법론 적용은 어렵다. 팔란티어처럼 현장 엔지니어와 고객이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 중요하다. 특히, AI 전문가와 현장 전문가 간의 협업과 소통을 원활하게 지원하는 것이 국가 과제 성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산업 AX는 우리 나라의 경쟁력 기반을 다시 세우는 매우 중요한 과제이므로, 성공 사례를 반드시 만들고 끊임없는 피드백과 평가, 민첩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책적으로도 이러한 기민성을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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