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이재명 정부 100일, 외교·안보 혁신으로 더 큰 도약 준비

이재명 정부 100일, 외교·안보 혁신으로 더 큰 도약 준비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전환기 외교·안보 환경 속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비록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외교·안보 부처의 끊임없는 혁신과 민관협력의 제도화, 그리고 국민적 지지 기반 확대를 위한 노력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 G7 정상회의에 성공적으로 데뷔했으며, 한미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실용 외교의 튼튼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러한 외교적 노력은 급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한국의 위상을 강화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실용 외교, 원칙 기반의 유연한 접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중요한 고비를 넘겼지만, 앞으로도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는 지속 가능한 동맹 발전을 위해 상호 이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미국 내 투자 환경 개선은 한국의 직접 투자를 유치하는 데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미국은 비자 문제 해결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이러한 사안에 대해 원칙을 갖고 유연하게 대미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일 관계 역시 실용 외교의 유연성을 보여주고 있다. 급변하는 무역 질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일 양국의 공동 노력이 절실하다.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가 팽배한 국제 정세 속에서 소지역 협력이 새로운 외교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역사 문제에 대한 인식 차이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일본이 달라진 국제 질서에 대응하기 위한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기를 기대한다.

한 달 반 앞으로 다가온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는 지속 가능한 한미 관계의 기반을 다지고, 한중 관계 발전의 기회로 삼으며,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베트남, 칠레 등 동남아시아 및 라틴아메리카 주요 국가와의 외교 다변화는 급변하는 외교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을 넓혀줄 것이다.

**대북 정책, 인내심 있는 일관된 추진**

한반도를 둘러싼 한미일 남방 삼각과 북중러 북방 삼각의 진영 대립은 한국 외교가 풀어야 할 숙제다. 과거와 달리 한국의 국력은 외교, 경제, 군사적으로 크게 발전했기에 냉전 시대와 같은 진영 논리는 적용하기 어렵다. 북방 삼각의 관계 역시 이익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어 신냉전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한중 관계 회복은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의 역할을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하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명시적으로 주장하지 않고 있지만, 이 핵심 문제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핵 협상 재개 과정에서 한중 관계를 통해 미중 대화를 중재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한중 경제 관계는 당분간 경쟁과 협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마무리되면 한러 관계 회복 역시 중요해질 것이다.

북한은 현재 북방에서 생존을 모색하고 있어 남북 관계나 남방 정책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 접경 지역의 평화 회복을 위한 선제 조치를 취했으며, ‘9·19 군사합의’ 복원을 위한 단계적 조치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비무장지대에 방벽을 건설하고 대남 비난을 지속하는 상황은 우려스럽다.

협상은 시기가 중요하며, 정부는 인내심을 갖고 대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이 북방 정책의 한계를 인식하고 남방으로부터의 수요를 느낄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 긴장감이 높았던 시기에 쌓인 불신을 고려할 때 신뢰 구축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경주 APEC이 한반도 평화를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 위해서는 남북 관계의 안정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적 지지로 위기 극복**

현재 진행되는 국제 질서의 변화는 단순한 국면의 변화가 아닌 구조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오스트리아가 분단의 위기를 극복하고 통일을 이룬 사례와 네덜란드가 노사정 대타협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한 사례 모두 국내적 통합이 핵심이었다. 내부 분열은 대외 위기 극복의 가장 큰 걸림돌이며,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는 지정학적 위치의 한반도에서는 내부 분열이 국제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통합은 더욱 중요하다.

민관이 힘을 합치기 위해서는 정부가 직면한 국면의 복잡함을 국민이 인식하고, 정부 또한 위기의식을 국민과 공유해야 한다. 정치적 양극화는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국회에서만큼은 외교·안보 분야만큼은 협치를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초당적 협력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부의 노력하는 자세는 언제나 중요하다.

이재명 정부의 출범 100일은 성공적이다. 하지만 앞으로 험난한 산을 넘기 위해서는 외교·안보 부처의 지속적인 혁신, 민관협력의 제도화, 그리고 국민적 지지 기반 확대를 위한 노력이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