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3일

중증장애인 생산품, 이제 ‘일상’으로 만나세요! 혜택 더 커진다

2025년 중증장애인생산품 박람회가 ‘낯섦에서 일상으로’라는 주제로 서울 양재동 aT센터 제2전시장에서 개최됐다. 이번 박람회는 중증장애인이 생산한 제품을 단순한 시혜의 대상이 아닌, 일상에서 소비되는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인식 전환을 시도하는 중요한 현장이었다. 시민들은 직접 체험하고 구매하며 중증장애인 생산품의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이 박람회에서 가장 많은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은 곳은 직업재활 체험 부스였다. 이곳에서는 종이 쇼핑백 만들기, 꽃 만들기 체험이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종이를 접고 끈을 꿰는 과정 속에서 제품 하나가 탄생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이 필요한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 32세 금천구 박O광 씨는 쇼핑백 손잡이를 꿰매는 과정이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옆에서 도와준 선생님 덕분에 마지막 매듭까지 완성하며 큰 성취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장애인 생산품이 특별히 사주는 물건이 아닌, 정직하게 만든 생활 속 제품으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7세 강서구 이O도 씨 역시 자신이 만든 제품을 누군가 실제로 사용한다고 생각하니 뿌듯했으며, 이러한 경험이 일자리로 이어져 더 많은 청년 장애인이 안정적인 일터를 갖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전시장 안쪽에서는 ‘래그랜느 쿠키’, ‘쌤물자리’ 등 다양한 중증장애인 생산품들이 전시되어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래그랜느 쿠키’ 부스에서는 달콤한 향과 함께 HACCP 인증 문구로 신뢰도를 높였다. ‘쌤물자리’ 부스에서는 누룽지, 국수 등 곡물 가공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였으며, 직원은 제품의 장점을 차분히 설명했다. 특히 구립강서구직업재활센터에서 선보인 제설제와 세정제는 ‘장애인 생산품=소품’이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며 산업 현장에서도 쓰일 수 있는 제품임을 증명했다. 이처럼 중증장애인 생산품은 동정이 아닌 ‘맛·품질·가격’으로 경쟁력을 증명하며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자부심을 보여주었다.

행사장 한쪽 무대에서는 우선구매 유공자 포상이 진행되었으며,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스마트 모바일 솔루션 협약식 등 내일의 판로를 약속하는 서명이 이어졌다. 이는 어제의 성과를 기리는 동시에 내일의 공급망을 열어가는 다짐이었다. 통로에서는 공공 조달 담당자와 생산 시설 종사자가 납품 조건, 단가, 납기 등을 논의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이러한 논의는 안정적인 수요와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박람회의 핵심 목표를 향하고 있었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제도는 공공기관이 연간 총구매액의 일정 비율 이상을 해당 생산 시설의 제품과 서비스로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하여, 경쟁 고용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는 단순한 상업적 거래를 넘어 장애인의 자립을 돕고 사회적 신뢰를 쌓아가는 실질적 기반을 조성한다. 박람회에서 만난 제품들은 앞으로도 온라인몰, 직영점, 협동조합 매장, 지역 행사장에서 시민들과 계속 만날 수 있다. 공공기관의 우선구매는 숫자로 기록되지만, 시민들의 재구매는 신뢰로 축적된다. 중요한 것은 첫 경험을 다음 소비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번 박람회는 손끝의 성실함, 무대 위의 약속, 통로에서 오간 대화를 통해 ‘낯섦에서 일상으로’라는 주제를 구호가 아닌 현실로 바꾸어냈다. 쿠키 한 봉지, 누룽지 한 팩, 쇼핑백 하나가 누군가의 내일 출근을 가능하게 한다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진실, 그것이 바로 이번 박람회의 가장 큰 성과였다.